시대 이슈의 '토론광장' 크리스챤 아카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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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만들어진 계기는 1962년 강원용 목사가 독일 아카데미 설립자인 에버하르트 뮐러 박사를 만나 재정적 지원을 약속받은 데 있다.

당시 기독교사회문제연구회를 만들어 활동 중이던 姜목사가 뮐러 박사를 만난 것은 스위스에서 열린 기독교단체 모임에서였다.

姜목사는 6.25와 4.19, 뒤이은 5.16의 격동 속에 근대화와 민주화의 과제를 안고 있던 한국현실을 설명했고 뮐러 박사는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활동의 필요성에 공감해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열린 대화의 광장' 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산적했던 사회문제,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견들을 '열린 대화' 를 통해 건설적인 하나의 방향을 잡아가자는 뜻이다. 물론 이같은 논리 역시 기독교 신앙에서 나왔다.

'하느님을 배반한 인간들을 위해 몸소 험한 세상에 내려온'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더 나은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소명의식이다.

65년 결성된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뮐러 박사의 재정지원으로 66년 서울 수유동에 '아카데미 하우스' 라는 공간을 마련, 열린 대화의 구체적인 장으로 활용해왔다.

아카데미는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모임을 갖는 한편 그 결과를 출판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장을 확산해왔다.

아카데미의 주된 화두는 60년대에 '근대화' , 70년대에 '인간화' , 80년대엔 '민주문화공동체의 형성' 이었다.

최근에는 '환경과 생명존중의 공동체문화' 를 주된 논의의 주제로 삼아왔다.

아카데미는 최근 사회주의 국가까지 포함하는 활동을 위해 '크리스챤' 이란 말을 빼고 '대화문화 아카데미' 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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