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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미술대전 우수상 수상작 감상] 심사평-입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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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입체부문의 본선 심사에는 총 45점의 작품이 심사대상으로 올랐다. 본선에 걸맞게 성의와 기술을 다한 작품들이었지만 발상의 신선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았다.

원래 중앙미술대전의 출품성향은 다른 공모전에 비해 실험적이고 진취적이어서 올해도 그런 작품들이 본선에 많이 올라 왔었다.

그러나 우리 화단의 일반적인 속성이라고도 할 '창조성의 부족' 이라는 문제는 여전했고 그런만큼 고식적이고 껍데기 위주의 작품도 적지 않았'다.

대상및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세개의 작품들은 우선 그 발상의 측면이 신선하고 개성과 기술적인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작품들이었다.

대상으로 추천된 박장희의 '이기적인 유전자' 는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이것은 근자에 이르러 더욱 문제시되는 입체작업의 물량공세라는 유행적인 흐름속에서도 꿋꿋하게 조형적인 스케일을 유지하면서 보다 견실하고 밀도있는 내용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우선 심사 위원들의 호감을 받았다.

약간의 명상적인 냄새와 문학적인 감성이라는 측면에도 불구하고 조형적인 의미와 가치를 드높였던 작품으로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문병두의 '돼지 센티멘탈' 은 철사망과 같은 조직 구조를 통해 사물의 투명한 실루엣을 잡아낸 작품으로 현대문명의 속성이 지니는 '본질보다 앞서는 기능성' 에 대한 시니컬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지현의 '움직이는 숲' 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서정적인 변화를 추구하여 근래에 보기 힘든 입체작품의 감성적 부문을 돋보이게 했다.

차율의 '땅의 기억Ⅰ' 은 편집증적인 요소를 조형적인 양상으로 변경해 군집의 표정을 새롭게 읽게 했던 작품이었다.

대표집필 윤우학(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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