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올림픽 금' 양태영 선수 금메달 대우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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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체조 스타' 양태영(24.경북도청.사진)이 금메달을 목에 건다. 아테네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작한 진짜 금메달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값진 금메달, 대한민국이 주는 금메달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0일 아테네올림픽 체조 개인종합경기에서 명백한 심판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친 양태영 선수에게 금메달리스트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하고, 자체 제작한 순금 10돈짜리 금메달과 개인종목 동메달(5000달러)이 아닌 금메달 격려금 2만달러(약 2300만원)를 주기로 했다. KOC가 올림픽 금메달을 제작해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선수가 명예 금메달을 받게 된 것은 KOC가 체육계 원로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 올림픽 보고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 등 자문위원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청을 제기했고, 세계체조연맹(FIG) 역시 진정한 우승자는 양태영 선수임을 밝힌 만큼 그에 맞는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고, KOC가 받아들인 것이다. 격려금 증서 전달식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우닉스 홀에서 열린다.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요즘도 하루 3~4시간 훈련하고 있는 양 선수는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격려금은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인사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는 양 선수는 "많은 분이 격려해 주셔서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양 선수는 그러나 21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연금증서 수여식에서는 일단 동메달 수상자로 참석한다. 연금은 IOC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금메달이 확정돼야 바뀌게 된다.

한편 양태영 선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CAS의 첫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스위스 로잔으로 떠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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