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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수 없는 변동성, 즐기는 펀드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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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이에 맞춰 운용사들이 증시의 변동성에 강한 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주가가 쭉쭉 오를 때보다 오르락내리락할 때 더 돋보일 수 있는 펀드들이다.

◆변동성 클수록 유리=주식형펀드는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주식 비중을 60% 이상 가져가야 한다. 주가가 떨어지거나 제자리에서 왔다갔다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변동성을 활용한 주식혼합형펀드는 하락장과 횡보장에서 주식형펀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코리아V다이나믹펀드’는 자산 배분을 통해 증시의 파도에 대비하는 상품이다. 기본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주가가 떨어지면 채권을 더 많이 담는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그날그날 증시변동성으로 판단한다. 변동성이 주가와 거꾸로 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변동성이 떨어지면 주가가 오른다고 보고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를 더 담고, 변동성이 커지면 국고채 ETF 비중을 늘린다. 우리자산운용 장정명 팀장은 “자산 배분을 이용해 하락장에서 주식형펀드보다 훨씬 덜 빠지는 방어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BNPP변동성밸런스드펀드’는 이보다 더 적극적인 전략을 쓴다. 변동성이 큰 종목 50여 개를 선정한 뒤, 이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판다.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할 땐 주식 사고팔기를 반복해 매매차익을 쌓아간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매매기회가 많아지고 수익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지금 최저 수준인 증시 변동성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앞으로 수익이 좋아질 수 있는 펀드”라는 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서병욱 차장의 설명이다.

‘하이마켓크루즈펀드’는 두 펀드를 섞어놓은 유형이다. 변동성이 작을 땐 우리코리아V다이나믹펀드처럼 주식 비중을 확 높여서 코스피200지수의 흐름을 따라간다. 이에 비해 변동성이 클 땐 신한BNPP변동성밸런스드펀드처럼 주가의 오르내림을 통해 이익을 쌓는다. 단 이때 주식을 사고파는 대신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는 전략을 이용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대세 상승기엔 불리=이러한 펀드는 위기나 악재가 불거지면서 시장이 흔들릴 때 주식형펀드에 비해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 위험에 대비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한 유형인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시장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주가가 출렁이지 않고 한 방향으로 꾸준히 움직인다면 그다지 좋은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특히 몇 십 퍼센트씩 주가가 오르는 올해와 같은 강세장에선 주식형펀드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는 구조다. 하이자산운용 방대진 차장은 “주식혼합형펀드이다 보니 대세 상승장에선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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