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둥이 세 여대생 기념행사 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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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젊은이들과 5.18광주민중항쟁의 의미를 나누고 싶어요. "

5.18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기념행사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이은옥(20.조선대 컴퓨터공2년).이현정(20.보건대 보건행정2년).최효경(20.광주여대 무용과2년)양등 3명의 한결같은 말이다.

李양등은 5.18부상자의 딸들로 1980년에 태어난 '5.18둥이' 들. 올해 성년이 된 이들은 부상의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님들 곁에서 지난 20년간 '광주의 아픔' 을 고스란히 안고 자랐다.

이은옥양은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병원과 집을 오가면서도 총상의 고통을 잊는다고 날마다 술만 드시는게 너무 미웠다" 며 "광주민주화운동을 배우면서 조금씩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 고 말했다.

5.18 관련자 자녀 특차전향으로 입학, 매학기 장학금을 놓치지 않고 있는 이은옥양은 수업 이후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손을 돕는다.

대학가 식당에서 매일 오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현정양은 "5.18 가족의 아픔을 넘어선 더욱 큰 의미를 다른 지역 대학생들과 공유하고 싶다" 고 말했다.

崔양은 "어머니 등에 업혀서부터 시위에 참가, 최루탄 속에서 5.18기념행사를 치렀던 기억이 새롭다" 며 "힘들게 살아오신 어머니를 더욱 사랑해 이번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고 털어놨다.

崔양의 어머니 이추자(43)씨는 "5.18당시 임신 3개월만에 총탄 파편에 맞아 군 통합병원에 입원하면서 낳을수도 안낳을수도 없었던 딸이 자라 5.18기념행사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왈칵 눈물이 났다" 고 말했다.

13일 오전 다른 자원봉사자 2백여명과 함께 발대식을 갖고 5.18묘지 안내 등에 나서는 崔양은 이번 자원봉사를 위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를 심야시간대로 바꿨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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