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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산책] 대우자동차 라노스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내 맘대로 되는 차' . 대우자동차 라노스Ⅱ가 내건 선전 문구다.

십수년 전 TV 외화 시리즈(전격제트작전)에 나온 '키트' 라는 차를 연상케 한다.

주인이 말하는대로 작동해 악당을 소탕하는 키트의 맹활약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라노스Ⅱ의 TV광고는 이보다 한술 더 뜬다. 여성의 마음까지 바꿀 수 있는 차라는 점을 은근히 강조한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여자친구가 "이제 끝이야" 라며 차 문을 열고 떠나는 장면으로 광고는 시작한다.

미소를 머금은 채 여유를 잃지 않은 남자(정우성 분)는 차를 거칠게 몰며 백사장을 휘젖고 다닌다.

이후 등장하는 장면은 차로 백사장에 쓴 '사랑해' 라는 큼지막한 글씨. 토라졌던 여자친구는 이를 보고 다시 남자의 품에 안긴다.

차 운전이 마음대로 잘 되다 보니 떠나려던 여자도 남자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줄거리다.

라노스Ⅱ의 주고객이 20대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광고의 모델과 소재도 여기에 맞췄다.

안면도 모래사장에서 촬영한 이 광고의 다이내믹한 주행 장면은 정우성이 직접 차를 몰게 해 찍었다고 한다.

하지만 운전을 아무리 잘 해도 '사랑해' 라는 글씨를 화면처럼 깔끔하게 쓰기는 어려운 일. 글씨가 나오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한 것이다.

이왕이면 투박하더라도 실제로 운전자가 차를 몰아 백사장에 쓴 글씨를 내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광고모델로 나온 MBC 탤런트 서진오(26)는 첫 출연인데도 대우자동차 전속모델로 발탁되는 행운을 쥐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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