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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민 “깨끗한 선거는 우리 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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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석상훈 전공노 창녕군 지부장(오른쪽)이 신훈기 창녕군 선관위 사무과장(왼쪽 두번째)에게 정치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창녕군 선관위 제공]

전국공무원노조 경남 창녕군 지부는 1일 창녕군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 신훈기 사무과장에게 정치후원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돈은 전공노 창녕군 지부 조합원 225명이 5만∼10만원씩 낸 돈이다. 지난해에는 조합원 149명이 1380만원을 전달한 것에 비하면 많이 불어났다.

전공노 창녕군 지부 석상훈(41)지부장은 “군수들이 잇따른 비리로 중도하차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 창녕군에 깨끗한 선거가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검은 돈이 들어가지 않는 선거풍토 조성에 작은 기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공노 창녕군 지부는 10월 조합원 대의원 대회에서 깨끗한 정치를 위해 선관위에 정치후원금을 기탁하기로 결정했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회사원, 교사, 농협 직원 등 평범한 군민들도 몇 만원씩 보태고 있다.

지금까지 창녕군선관위로 들어온 정치후원금은 3375만원(388명)이다. 계속 돈이 들어오고 있어 올해말까지 후원금은 4000만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5만원을 낸 성기혁(32·남지읍)씨는 “군민을 위한 군정을 펼칠 깨끗한 군수 후보들이 나오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원금은 창녕군내서 벌어지는 모든 선거를 깨끗한 정책선거로 이끄는 데 쓰인다. 창녕 선관위 기탁금 계좌로 들어온 돈은 중앙선관위로 넘겨져 국고 보조금 배분 비율에 따라 정당별로 나눠진다.

창녕군 선관위 신훈기 사무과장은 “기탁금이 특정 정치인을 지원하는 데 쓰이지는 않지만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고 정치인들에게도 깨끗한 정치를 요구하는 압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창녕군민들이 정치후원금 모금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군수 2명이 골재채취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구속되면서 중도하차 하자 유권자들의 손으로 깨끗한 선거를 이끌자며 시작한 운동이다. 지난해 10월 창녕 바른선거모임 정기회에서 선거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후원금 기탁을 범 군민운동으로 전개하자는 안건이 채택됐었다.

창녕군민들의 바른 선거를 위한 이러한 노력은 한솔교육에서 만드는 내년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정치과정과 참여민주주의’ 단원에 실릴 예정이다.

창녕군은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 이래 2007년 12월 19일 보궐선거까지 1년7개월 사이 세 번이나 군수 선거를 치른 곳이다.

2006년 5월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김종규(60) 전 군수는 건설업체로부터 15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군수직을 잃었다. 그해 10월 열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하종근(47) 전 군수는 골재 채취업자로부터 4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자신의 회사 돈 3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되면서 군수직을 사퇴했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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