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1일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 시작 기념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다른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후원을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1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대영 박물관. 이곳을 찾은 한국 관람객들은 이날 시작한 대영 박물관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헤드셋을 쓴 채 전시품 앞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박물관 입구 안내소에서 안내 단말기를 빌려 작품번호 ‘266’을 입력해봤다. 그러자 ‘카테베트 미라’에 대한 작품 설명이 한국어로 흘러나왔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단말기에 ‘274’를 입력하자 ‘쿠쉬인의 스핑크스’ 작품에 대한 설명이 우리말로 3분여 동안 상세하게 이어졌다.
안내 단말기에서는 “스핑크스는 인간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신화 속의 동물로 이집트 왕들의 거대한 힘을 나타냈습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기원전 700년경에 제작된 이 스핑크스는 사자와 같이 당당한 갈기가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영 박물관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강윤정(39)씨는 “세계 최고의 박물관에서 우리말로 직접 설명을 들으니 국력 신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이 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 김도훈(9)군은 “책에서만 보던 세계 역사 유물을 우리말로 들으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반가워했다.
대영박물관 1층 멀티미디어 서비스 안내소. 한국어가 맨위에 자리잡고 있다.
조 회장도 “학창 시절 배낭여행을 하면서 언젠가 한국어로 작품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한항공이 40주년을 맞아 국내 고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올해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에서 한국어를 포함한 작품 안내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3대 박물관서 모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런던=전진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