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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키우는 승마, 고령 당뇨환자에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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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당뇨 조절이 쉽지 않아요. 체중은 줄지 모르지만 근육 내의 지방이 감소하진 않습니다.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일본 아이치가쿠인(愛知學院)대학 심신과학부 사토 유조 교수(사진)가 지난 20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당뇨병 심포지엄에 초청돼 내한했다.

그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운동요법을 1960년대부터 줄기차게 연구해온 당뇨병 전문가. 이번에는 승마가 혈당 조절에 미치는 효과를 발표해 운동요법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일본은 40세 남성의 절반이 성인병의 전단계인 대사증후군에 걸려 있어요. 게다가 당뇨병 환자는 10년 전에 비해 30%, 당뇨병 예비군까지 더하면 60%나 증가했습니다. 이들 중 95%가 고지방·고칼로리 음식과 운동 부족에 의한 인슐린 비의존성입니다.”

그는 당뇨병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막기 위해선 운동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운동을 하면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의 대사가 활발해 집니다. 한편으론 지방이 연소돼 대사증후군이 개선되고 인슐린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요.”

실제 그는 실내용 승마기기(파나소닉·JOBA)를 이용해 운동의 당뇨병 개선 효과를 측정했다. 당뇨병 환자 6명에게 1일 30분(주 4~5회)씩 3개월간 운동을 시킨 뒤 3개월 이후 안정 시 당대사를 측정했다. 결과는 운동 시작 전에 비교해 당대사량이 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마의 운동 효과는 걷기와 비슷하다. 자전거에 비해선 두 배 정도 효과가 좋다는 것이 그의 주장. 다리만 주로 사용하는 실내 자전거에 비해 승마는 균형을 잡기 위해 복부와 등 근육 등 전신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실내용 승마는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 걷기가 힘든 고령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하다.

“고령자일수록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인슐린 효과가 떨어지죠. 또 운동은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주 4회 3개월 운동을 하면 인슐린 주사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운동은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 그리고 아침 저녁 나눠서 해도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토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려면 의사들부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당뇨병학회 운동요법조사연구위원회에서 조사했더니 당뇨병 환자의 80% 이상이 영양 지도를 받고 있었지만 운동요법은 50% 이하였습니다. 현재 국가가 인정하는 관리영양사제도는 있지만 운동 분야는 없어요.”

운동요법조사연구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곧 5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한편 운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동 방법에 따른 효과, 합병증과의 관계, 주의 사항 등 운동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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