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현장을 간다] 인터넷서 달아오르는 사이버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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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번 총선에서는 종래와 달리 사이버(가상공간)선거운동이 주요 활동영역으로 등장했다.

입후보 예정자 대부분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사이버 공간을 통해 유권자에게 접근, 자신을 홍보한다. 시민단체 역시 인터넷을 통해 후보 감시와 낙선운동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 운동의 효과와 적법 활동의 한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홈페이지나 e-메일을 통해 사전 선거운동을 벌여 사직당국의 대처가 주목된다.

또 홈페이지에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글이 무차별적으로 게재돼 사이버 선거운동의 새로운 부작용으로 등장했다.

수년간 홈페이지를 운영해온 준비된 후보들은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지만 뒤늦게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보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고통거리다. 준비가 부실해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을 못하거나 내용을 갈아끼우지 못해 오히려 불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16일 현재 현역 국회의원 홈페이지 숫자는 1백60여개로 지난해말 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광주.전남〓정치개혁 시.도민연대는 출마예정자 프로필과 자유게시판 등으로 꾸민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총선 출마 예정자들에게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싣고 있으며, 낙천운동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하루 평균 3백여명이 접속한다.

지역감정 극복 방안의 하나로 최근 부산총선연대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공동으로 운영, 어느 쪽을 통해서도 접속해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했다. e-메일 주소가 있는 교사.대학생.주부 등 5백명으로 '사이버 감시단' 을 구성,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도 강화했다.

광주.전남지역 출마예정자들은 대부분 사이버 선거팀을 구성,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특히 유권자들의 e-메일 주소를 확보하는 게 사이버 선거운동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 e-메일 주소 모으기에 힘을 쏟고있다.

◇ 부산〓부산지역 출마예상자 32명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한나라당 13명.민주당 5명.자민련 2명.민국당 5명 등이다.

민주당 부산시지부는 '새천년 민주당 부산-선거대책본부' 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정책 소개를 하고 유권자들과 난상토론도 벌인다.

총선부산시민연대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후보 바로알기' 란에 출마예상자를 소개하고 선거법 위반 내용 등을 실었다. 곧 낙선대상자 명단도 올릴 예정이다.

민주당 영도지구당(金正吉)은 불법 선거운동을 감시할 '사이버 보안관' 을 모집 중이다. 보안관들은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흑색 선전.허위사실 등을 찾아내 당국에 고발하는 일을 맡게 된다.

◇ 충청〓총선출마 예정자들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자신에 대한 비방과 욕설의 마당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역효과와 부작용이 심각한 것이다.

충남논산에 출마할 A후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는 배신자' '철새 1위 정치인' 이란 제목으로 비방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한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과거 국회의원을 믿지 못해 당선시켜 주었더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며 공약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는 비난의 글이 올라 후보 진영이 당황하고 있다.

청주 흥덕의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후보는 자신이 386세대 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30명의 인터넷 전문가를 모집, '사이버 보좌관' 을 운영하고 있다. 보안관들은 각자 관심 분야별로 젊은 층의 취향과 의견을 수렴, 선거운동에 반영하고 홈페이지에 대한 조언을 한다.

◇ 제주〓총선제주도민연대는 'e-메일 모으기운동' 을 하고 있다. 유권자의 e-메일 주소를 확보, 판단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e-메일로 사이버 선거판의 유권자를 방문, 청년층의 투표참여도 적극 독려한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네티즌 1만명의 주소를 모을 계획이다. 이 지역 현역의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의정보고에 나섰고 새로 출마를 벼르고 있는 후보들은 홈페이지 구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 전북〓익산에서 출마를 선언한 A씨는 자신의 출마 변.정치개혁 등에 대한 생각을 e-메일로 익산은 물론 전북도내 네티즌 1만여명에게 보내는 등 사이버 표밭 갈이에 나섰다. 그는 또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젊은 네티즌들과 정치.선거 개혁 현안을 놓고 활발한 사이버 토론을 하고 있다.

A씨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 익산시내 PC방 1백20여곳 3천여대의 컴퓨터 초기화면에 자신의 사진.경력 등이 담긴 홈페이지를 띄운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 울산〓울산 남구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한 후보는 총선 홈페이지를 전담할 20대 젊은이 20명으로 사이버선거단을 출범시켰다. 5명씩 교대로 후보 알리기를 하고 e-메일에 답장을 해준다.

울산총선시민연대가 지난 8일부터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입후보 예정자 22명의 개인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돼있다. 울산의 현안이나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알리는 사이트도 준비 중이다.

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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