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담그러 떠나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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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시간 만에 김장을 끝낼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있다. 한번 참여한 주부들은 대부분 재참여하게 된다는 ‘김장투어’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미리 준비된 품질 좋은 100% 우리 농산물에다 정성만 더하면 된다는 ‘동원 양반 김장투어’를 따라가봤다.

손품 발품 안 팔고 간편하게 김장한다

지난 17일 오전, 추운 날씨에 입김을 호호 불며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는 ‘동원 양반 김장투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주부 배영희(50·영등포구 신길동)씨는 6년째 이 버스에 오른다. 올해는 남편(백남훈·56)까지 따라나섰다. 남편 백씨는 친구들과, 이웃들과 삼삼오오 무리 지어 온 25명의 참가자 중 청일점이다.

“요리는커녕 라면도 제대로 못 끓여요. 재미로 한번 따라와봤는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도착지는 충북 진천군 광혜원에 위치한 동원F&B 양반김치 진천공장. 위생모자·팔 토시·앞치마·장갑·위생신발 등으로 갈아입은 참가자들이 공기 샤워실을 거쳐 조리실로 들어섰다. 조리대는 10·20·40kg 등 주문 양에 따라 3개 코너로 분리돼 있다.

“무를 적당히 썰어 고춧가루를 뿌려 놓으세요. 김치를 담근 다음 사이사이에 넣어야 하니까요.” 김장 도우미의 말이다. 김장이 처음이라는 주부 김성희(37·경기 안양시)씨는 연신 주변 사람들의 조리대를 기웃거린다. 김치를 담그며 사는 동네, 식구들 얘기가 오가는 사이 친근함이 쌓여간다. 무를 양념해 놓은 후 본격적으로 김장에 돌입한다. 절인 배추에 김치 소를 무치는 중요한 작업이다. 배추를 어떻게 한장씩 벌려 양념해야 하는지 몰라 한참을 배추와 씨름하는 주부도 있다. 하지만 이쯤이야 시간문제. 어느덧 하얗던 배추가 김치 소에 버무려져 빨갛게 맛이 들었다.

부부가 가장 먼저 임무를 완수했다. 서로 먹여주고 얘길 나누면서 부부 금실도 더 좋아진 듯 표정이 한층 밝다. “둘이서 하니까 금방이네요. 내년부터는 남편 혼자와도 될 것 같은데요.(웃음)”

처음 참여했다는 박민영(36·송파구 문정동)씨는 "실패할 확률이 없다”는 것을 김장투어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초보 주부들에게 김장은 선뜻 시도하기 힘든 일이잖아요. 재료를 자칫 잘못 사거나 배추를 잘못 절였다가는 맛 없는 김치를 일년 내내 먹어야 하고요. 위험부담은 줄이고 정성을 더해 김장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HACCP 인증 ‘안전 김치’

동원 양반 김장투어는 이틀은 족히 걸리는 김장을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빨리 했다고 해서 품질이나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재료는 국내산 100%. 배추는 전라도 강진의 ‘휘파람 배추’로 당도가 12%나 된다. 3번의 세척작업을 거쳐나온 배추와 소 등 재료들은 섭씨 0~5℃에서 18시간 동안 숙성시킨다. 언제 먹어도 같은 맛과 재료의 아삭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고춧가루는 음성·안동·영양·의성 등지서 온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최고급 고추로 만들었다. 농가에서 직접 구매한 고춧가루는 동원연구소에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한다. 철저한 검증 없이는 김치의 재료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무와 고춧가루, 감칠맛 나는 참치액젓 뿐만 아니라 당일 공수해오는 생굴·생새우 등 맛깔스러운 재료들은 아삭아삭하고 감칠맛 나는 김치를 담글 수 있게 해준다. 진천 공장의 철저한 위생 관리와 첨단 설비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아 더욱 믿을만 하다. 원재료부터 씻기, 양념 재료 마련 및 버무리는 모든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김장 투어의 또 하나의 장점은 담근 김치를 무겁게 들고 올 필요 없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장소로 택배 발송해 준다는 것. 때문에 친지 또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좋다.

[사진설명]①100% 우리 농산물만을 이용해 김장을 담그는 동원 양반 김장투어. 참가자 대부분이 “아삭아삭하고 감칠맛 나는김치 덕분에 매년 이곳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②“내년에는 당신 혼자 와서 할 수 있겠죠? 하하.” 남편과 아내가 함께 참여해 더욱 뜻 깊은 시간을 보낸 백남훈·배영희씨 부부.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동원 양반 김장투어= 동원F&B 진천공장에서 진행되는 김장철 특별 행사. 김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간편하게 김장을 담글 수 있고, 김치는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받을 수 있다. 참가비는 김치 10㎏에 6만원. 배추 겉절이 2㎏도 추가 제공된다. 10㎏ 추가 시 5만원 별도 부담. 참가비에는 재료비 외에 교통비·중식비·간식비·택배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12월 15일까지(토·일요일 제외).참가신청은 전화(080-589-3385) 또는 홈페이지(www.dongwonmall.com)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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