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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IT] '기술 국제화'에 눈돌려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재계의 수장인 전경련 회장보다 벤처사장들의 존재감이 훨씬 큰 사회가 됐다. 구 세력을 대표하는 전경련회장과 IT(정보통신기술)혁명을 리드해나가는 젊은 벤처대표들의 위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불가역적인 시대적 흐름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벤처기업수는 지난 1월말 현재 총 5천2백12개로 집계됐다. 최근 두달새 4백여개의 기업이 새로 생기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여 연말까지 약 1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럴수록 신흥 벤처창업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무도 커지고 있으며 일각에선 자질론도 빈번히 거론된다. 이 점에서 젊은 벤처창업자들에 몇가지 조언을 해 보고 싶다.

먼저 벤처창업자는 무엇보다도 철저히 기술기업가정신(technopreneurship)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과 무관하게 일확천금을 했거나 그것을 꿈꾸던 사람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가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이는 본인들은 물론 같이 일하던 기술자들, 투자자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IT세계의 기술은 6개월에서 1년이면 진부해져 어떤 성공자도 추월당할 개연성이 늘 있다. 그러지않기위해 창업자는 전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며 여기에는 높은 성취욕구와 함께 기술적 안목과 리더십이 요구된다.

게다가 조직원들로 하여금 매니아 근성을 갖고 기술개발 자체에 흥미를 느끼도록 동일한 목표의식 아래 결속시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부 벤처기업이 실리콘밸리 등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인터넷 사업을 국제화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한 일이다.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아시아에서 IT산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스스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화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벤처창업자는 인적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벤처기업은 산재한 아이디어.기술.자금을 하나로 묶어 네트워킹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트워킹의 기반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다.

벤처인의 도덕성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벤처기업의 창업가나 리더는 신기술개발과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경제발전을 최고 가치로 삼아야 한다.

최근 인터넷 붐에 편승해 일부 벤처기업들이 단기적인 자본이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실리콘밸리에서 일찍 성공한 사람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것이 목표와 자신감 상실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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