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 “하반기 견조한 상승세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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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2분기, 저점 또는 고점?=적어도 ‘더블 딥’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찾아볼 수 없다. 연 평균으로 따지면 코스피지수대는 올해보다 좀 더 높아질 거란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저점 대비 70% 넘게 오른 올해 같은 강세장이 또 온다는 건 아니다. 홀수해 증시가 강하면 그 다음해는 좀 쉬어간다는 이른바 ‘짝수해 징크스’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깊든 얕든 조정이 한 번은 온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시기는 대부분 1분기 말~2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약세를 내다보는 이유는 이렇다 할 호재가 딱히 없는 탓이다. 올해 랠리를 이끈 ‘기업 실적’과 ‘정부 부양책’이란 두 축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엔 힘을 잃는다. 게다가 미국의 수요가 내년 상반기부터 바로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미 10%를 돌파한 실업률이 당분간 더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1분기 전망), 중국의 통화긴축정책(2분기 전망)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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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내년 하반기엔 견조한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거란 희망 섞인 전망이 주류다. 무엇보다 선진국의 수요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실업률이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엔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가계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현대증권)이란 전망이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의 부활은 국내 수출기업엔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란 변수가 남아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반영하는 금리인상은 증시에 큰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수의견도 있다. 내년 2분기가 저점이 아닌 고점이 될 거란 예측이다. 대신증권은 4월 코스피가 1850으로 정점을 찍은 뒤 6~7월 1500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로 주가가 급등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자금줄을 조이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충격을 받는다는 시나리오다. IBK투자증권은 국내증시의 MSCI선진지수 편입이 결정될 2분기 말에 지수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망 업종은=이런 전망대로라면 내년에 주가가 조정받을 때가 주식을 살 기회다. 문제는 어떤 종목을 고르냐다. 지수 상승률이 올해만큼 크지 않다면 종목별 수익률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선호 업종으로 꼽은 것은 정보기술(IT), 특히 반도체 산업이다.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내년에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PC시장이 내년에 살아나면서 반도체산업은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업종도 전망이 괜찮다. 금리 인상으로 수익이 좋아질 수 있는 데다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호재다. 4대강 개발사업과 중동 플랜트 건설 수주로 실적 개선을 예고하는 건설주도 유망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경기에 민감한 철강·항공·해운업종은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혜를 볼 업종으로 꼽힌다.

자동차를 유망업종으로 꼽은 곳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세제 지원으로 올해 자동차를 미리 당겨 산 소비자가 많아 상반기 내수시장 실적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 특히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더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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