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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씨랜드 참사 죄인"…화성군청 이장덕 계장 명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어린이들의 화재참사가 있었던 경기도 '화성 씨랜드 수련원' 설립 과정에서 상사들의 부당한 인허가 압력을 뿌리친 비망록이 공개돼 '참공무원' 으로 불렸던 화성군청 이장덕(李長德.41.여)계장. 그가 28일 명예퇴직했다.

李계장은 "공무원 생활을 떳떳하게 해올 수 있어 다행이었으며 희생자 유족들을 도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지난해 6월 30일의 화재 때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숨졌었다.

- 사직서가 수리됐는데 심정은.

"막상 2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니 아쉬움이 많다. 씨랜드 사고 이후 너무 힘들고 피곤한 나날이 연속됐다. 시선을 받고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

- 명예퇴직한 배경이 뭔가. 외압이나 권유 때문인가.

"오래전부터 고민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씨랜드 사건 직후 여러차례 사표를 낼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가족을 돌보고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

- '참공무원' 으로 기록된데 대해.

"내가 참공무원처럼 보도되는 것 자체가 싫다. 나도 어린 생명을 잃게 한 죄인 중 한사람이다. 앞으로 숨진 어린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하며 살아갈 것이다. "

- 제2의 인생 계획은.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자식들이 참되게 성장하도록 챙겨주는 평범한 엄마가 되고 싶다. 방송통신대 법학과에 재학중인데 법학사를 따고 싶다. "

- 인허가 압력을 넣은 상사들이 법정에서 부인하고 있는데 대한 생각은.

"더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 하루빨리 모든 걸 잊고 싶다. "

- 끝으로 하고싶은 말은.

"어린 아이를 잃은 유족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한다. 유족들을 돕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

화성〓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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