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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인터넷+센서인식 … 종합 IT세트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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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고객의 중심은 기업으로, 차세대 비지니스는 이종(異種) 융합 서비스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말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통신업계의 미래 비전이다. 정 사장은 “성장을 넘어 도약하려면 정보통신기술(ICT)을 금융·유통·건강 등 다른 업종과 접목해 시너지를 내고, 그 서비스도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SK텔레콤이 확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개인고객 유지에 매달린 영업전략을 바꿔 기업고객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단순히 기업 상대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무선통신·인터넷망과 센서인식·전자태그(RFID) 등 첨단 ICT 기술을 녹인 융합 서비스로 승부한다는 것이다. 이런 신사업을 ‘산업 생산성 향상(IPE)’이라고 불렀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20조원(해외 10조원 포함)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IPE의 8대 전략 분야도 정했다. 유통·물류·금융·교육·헬스케어·자동차·건설·중소기업이 그것이다. 정 사장은 헬스케어 융합 분야에서 원격의료 진단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만성질환자들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이동통신망과 센서 인식 기술로 집 안에서 병의 진척도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금융·쇼핑 등을 새 성장기반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왼쪽에서 둘째)이 ‘구성원과의 소통 한마당’에서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을 역설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또 ‘사물 통신(M2M)’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람이 하기에 위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보안·안전 문제로 24시간 체크하는 업무에 무선망과 센서를 이용한 첨단 원격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원격 관리인 ‘그린넷’이 모범 사례로 꼽혔다. 비닐하우스나 저온창고·양계장 등 주거지에서 떨어진 농수축산 시설물의 상태를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제어하는 서비스다.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폭우·폭설·설비 고장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SK 통신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도 기업 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중소기업 시장 공략에 나섰다. 조신 대표는 “기업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 인력·조직·인프라와 전국적 영업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사업으로 건물 데이터베이스(DB) 프로젝트와 함께 중소기업 건물 단위 영업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개인 고객 서비스의 경우 인프라를 더욱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파일을 내려받는(다운로드) 속도와 올리는(업로드) 속도를 모두 100Mbps로 높인 초고속인터넷 ‘닥시스 3.0’을 서비스했다. 그동안 국내에선 다운로드는 100Mbps, 업로드는 25Mbps 수준이었다. 이주식 네트워크 부문장은 “서울 노원구 지역의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 전화도 월정액 기본료로 시내·시외 유선과 휴대전화 통화를 무료로 쓸 수 있는 신상품을 16일 출시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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