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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학연 밀려 이웃 초등교 폐교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통과 학연을 중시하는 풍조가 한 초등학교를 폐교위기로 내몰고 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남석리 야성초등교 학부모 70여명은 9일 오전 학생 1백80여명과 함께 영덕교육청 앞에서 “야성에 입학해야 할 86명의 어린이들이 영덕초교 학구에 위장전입,폐교될 위기”라며 농성을 벌였다.학부모들은 이에 앞서 8일에는 등교거부를 단행,8·9일 이틀간 학교수업마저 중단됐다.

학부모들은 “지역유지 대부분이 영덕초교 출신인데다 이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행세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학부모들의 위장전입 때문”이라며 위장전입자 명단을 제시하고 대책을 요구했다.위장전입자는 최근 영덕초교 자체 조사에서도 50여명이나 됐다.

1962년 개교한 야성초교는 현재 1∼6학년까지 2학급씩 12학급 2백42명이 재학중.학급당 학생수가 20명에 지나지 않는다.2000학년도 신입생은 읍사무소 조사결과 지난해 10월에는 50여명,11월 33명,현재는 27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학생수도 99년 2백42명에서 2000년 2백37명으로 줄어드는 등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1911년 개교한 영덕초교는 99학년도 19학급 6백60명에서 2000년도 22학급 7백명으로 늘어나 과밀학급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야성과 영덕초교는 1㎞정도 떨어져 있지만 시설면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

야성초교 최상렬(崔相烈)교장은 “개교 이후 한번도 학구조정이 안돼 교문 앞 남석3리 학생 등이 영덕으로 가는 등 학구에도 문제가 많아 이같은 현상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박승렬(朴承烈)관리계장은 “학부모들이 전통있는 학교를 선호하는 것같다”며 “위장전입자를 찾아내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행정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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