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어전문도서관에 가면

중앙일보

입력


임주현(42·도곡동)씨는 딸 강승민(언주초3)양을 6개월째 영어전문도서관에 보내고 있다. 영어책을 많이 읽어야 영어표현력과 독해 능력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영어지문을 읽고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는 달리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것이 요즘 영어교육의 흐름인 것 같다”며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몰라 고민이었는데 도서관에서 체계적인 진단을 통해 아이의 수준과 성향에 맞는 책을 골라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독서진단 검사로 맞춤형 책 선택

대치동에 있는 LMP센터는 미국 스콜라스틱 출판사에서 개발한 읽기능력진단평가(SRI)와 구술시험을 통해 맞춤형 추천도서를 제안한다. SRI와 구술시험의 점수를 합산해 학생들의 수준을 정하고 전문교사가 읽기 계획표(Book Plan)를 짜준다. 올해 초 개관한 마포 어린이 영어도서관 역시 레벨테스트를 통해 실력을 점검한다.

그러나 레벨테스트 결과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LMP센터 박지선 부원장은 “진단평가는 아이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며 “대화를 통해 아이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관련된 책을 읽히되 단어 뜻이나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마포 어린이 영어도서관 차수진 관장은 “영어는 평생 동안 익히고 자유롭게 사용해야 하는 소통의 매개”라며 “해리포터나 샬롯의 거미줄 같이 잘 알려진 영화나 한글로 읽어본 번역본의 원서부터 시작하면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알고 있어 보다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후활동체험학습 등 프로그램도 병행

대부분의 어린이 영어도서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연극과 토론 등의 독후활동을 하고 사서와 교사가 독서지도·수업을 진행한다. 청담동에 위치한 키위도서관은 성탄절에 맞춰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영어책을 읽고 파티요리 쿠킹 클래스와 캐럴 부르기 같은 활동을 준비 중이다. 지난 할로윈 때는 할로윈 파티도 했다. 함서경 관장은 “영어책은 ‘읽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선택해 책을 읽고 이와 관련된 독후활동이나 체험학습을 해야 표현력과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동 도서관 옆 신호등 도서관은 한글 북시터와 영어전문 북시터가 도서관 내에 상주하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독후활동을 진행한다. 북시터는 책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독서지도까지 한다. 3개월 전부터 영어도서관에 다니고 있는 김명승(대현초4)양은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학원수업과 달리 선생님과 1:1 수업이 가능해서 좋다”며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물어보기도 편하고 숙제 점검도 꼼꼼히 해줘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부모를 위한 강좌와 세미나도 제공

집에서도 아이에게 효과적인 독서지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세미나와 강좌를 제공하는 영어전문도서관도 많다. 일산 북츄리 영어도서관은 학부모들이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년에 두차례 외부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하는가 하면 추억의 팝송이나 외국명화 등을 감상하며 영어공부를 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한지연 관장은 “아이의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변해야 한다”며 “팝송 부르기, 영어동화읽기 수업 등으로 영어에 흥미를 붙인 엄마들은 아이와 영어책을 읽으며 독후활동을 할 수 있게 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귀띔했다.

5살 된 딸을 데리고 1년째 도서관에 다니는 김영은(35·반포동)씨는 “도서관 이용료도 월평균 6만원 정도로 저렴한데다 대출도 마음껏할 수 있고 수업까지 들을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사진설명]영어도서관에서는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재미있는 독후활동을 하며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