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총선 격전지] 부산 동래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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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KT)전 총재권한대행은 최근 부산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에 집 한채를 마련했다.

이 아파트엔 이곳 출신 무소속 강경식(姜慶植)의원이 산다.

姜의원이 1998년 5월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초래한 혐의로 구속되자 KT는 그 다음날 이곳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다.

姜의원은 "내가 정치하지 못할 걸로 생각했던 모양" 이라며 언짢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姜의원은 KT가 이사할 것이라는 소식에 "비례대표 얘기도 있던데 드디어 나올 모양. 어느 누구든 좋다" 고 결의를 다졌다

KT나 姜의원은 총선에서 지면 정치생명이 끝장날지 모른다.

KT는 15대 총선에서 야당후보로 해운대-기장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97년 포항북 보궐선거에선 박태준(朴泰俊)총리에게 졌다.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 라는 게 KT 측근들의 얘기다.

姜의원은 "법정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정치적 심판을 통해 환란(換亂)주범의 멍에에서 벗어나 명예를 회복하겠다" 는 다짐이다.

민주당에선 정상원(鄭相元)위원장이 뛰고 있다.

그는 15대 때도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한 골수 'DJ맨' 이다.

이곳 선거에는 몇가지 변수가 있다.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움직임이 그 하나다.

YS는 1일 세배객을 맞아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 내려갈 수도 있다" 고 예고했다.

그는 姜의원의 '환란일기' 출판기념회(12일)에 김광일(金光一)전 청와대비서실장을 보내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선거구획정 결과도 큰 변수다.

인구상한선이 현행 30만명보다 높게 책정되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인구가 30만2천4백명밖에 되지 않는 동래갑.을은 통합될 운명을 맞게 된다.

이 경우 KT와 姜의원은 동래갑 출신인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부총재와도 싸워야 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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