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진의원들의 한심한 출석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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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둘러싼 시비가 한창인 가운데 경실련이 2차로 내놓은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출석률에 관한 자료를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경실련이 통계로 잡은 지난 1년간 57차례 본회의가 열렸는데 이 동안의 평균결석률이 18%나 된다.

의원들은 다섯번에 한번꼴로 본회의에 나가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 기간 중 한나라당이 세풍(稅風)사건의 서상목(徐相穆)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계속 소집했기 때문에 '방탄국회' 에 대한 거부감으로 출석률이 저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난히 자주 결석한 의원들을 보면 그런 설명이 전혀 이유에 닿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석률 30%를 넘는 의원들의 대부분이 이른바 중진들이다.

이들 중에는 국제회의 참석 등 그런 대로 이유가 합당한 의원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이유가 되지 않는 이유로 회의를 빼먹고 있다.

일부 중진들이 석명자료라고 내놓은 것은 더더욱 말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들의 본회의 출석률이 이 정도니 상임위나 특별위.소위 같은 데는 어느 정도 참석했을는지 보나마나다.

다른 일반 직장 같으면 이미 퇴출대상이 됐을 것이다.

질병 등의 이유로 출석률이 매우 저조한 의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럴 때는 미리 사퇴하는 게 사리에 맞을 것이다.

의원직을 마치 사유물(私有物)인 양 붙들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실련은 의원들의 공약 이행상황 등을 계속 공개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시민단체들의 이런 정보 공개가 유권자들에게 그들의 대변자를 뽑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직한 활동이라고 믿는다.

의정활동의 모든 실적이 낱낱이 공개되는 바탕 위에서 유권자들이 심판을 하는 '투명(透明)정치' 가 정치개혁의 기본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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