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정상 눈앞 크루셜텍㈜, 광 조이스틱 개발로 대통령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아랫줄 왼쪽 세번째)와 핵심인력이 아산 본사 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벽에 걸려 있는 특허관련 인증서들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가늠케 하고 있다. [크루셜텍 제공]

아산에 있는 한 중소기업이 세계 핸드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컴퓨터 마우스 커서를 휴대폰에서 구현한 ‘광 조이스틱’(Optical Joystick)을 세계 최초로 개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시가총액 1조원과 매출 1조원을 달성,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크루셜텍㈜을 찾아가 봤다.

장찬우 기자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세출리 호서대 산학협동관에 본사가 있는 크루셜텍(주). 2001년 창업 당시만 해도 직원이 30여 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었다.

8년 만에 컴퓨터 마우스 커서를 휴대폰에서 구현한 ‘광 조이스틱’(Optical Joystick)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직원 400여 명에 연 매출이 700억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원천기술인 옵티컬 조이스틱을 개발한 후 삼성, LG 같은 국내 글로벌기업은 물론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HP, 샤프, 최근엔 RIM사의 블랙베리 같은 세계 거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 폰의 시장 점유율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크루셜텍은 9월 2~4일 코엑스(구 대서양홀)에서 열린 ‘10회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 기술혁신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내년에는 하반기 안에 코스닥 상장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서 그칠 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광 조이스틱과 관련한 100여 건의 특허를 비롯해 200건에 가까운 입력장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안건준 대표이사는 “코스닥 상장은 라이센스에 불과하다. 상장 후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상장을 통해 시가 총액 1조원과 매출 1조원을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에 둥지를 틀다

2001년 삼성전자 연구소 선임연구원이던 안건준씨는 크루셜텍을 창업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싶어서다. 광통신 분야 전문가인 호서대 김홍 교수와 창업문제로 얘기를 나누다 아예 회사도 호서대(아산) 산학협동관에 차렸다. 봄을 맞은 호서대 캠퍼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눌러 앉고 말았다.

산학협동이라면 둘째가라면 서운한 호서대와의 인연을 맺은 건 또 하나의 행운이었다. 창업초기 호서대의 도움을 많이 받은 크루셜텍은 현재 호서대에 2억원의 기금을 출현해 장학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인재의 성을 이루다

크루셜텍은 창업 후 4년여 동안 순수 연구 개발비로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현재 430명에 달하는 직원 중 순수 연구 인력만 100여 명이 넘는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 임원진들과 우수한 연구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특허등록 출원 건수만 200여 건에 달한다. 국내 중소기업 중 최고다. 글로벌 대기업들과 동등한 계약을 하고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가장 큰 힘은 크루셜텍이 원천특허기업이기 때문이다. 세계기업이 한국의 작은 기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한 것도 크루셜텍의 기술력과 사람을 믿었기 때문이다.

‘광 조이스틱’을 개발하다

2006년 5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3년 뒤인 2009년 7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에는 최소 1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크루셜텍은 세계 핸드폰 시장의 핫 이슈인 스마트 폰의 급성장에 주목했다. 또 키패드 외엔 마땅한 입력장치가 없어 불편이 따른다는 기술적 과제에 눈을 돌렸다. 휴대폰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면 새로운 입력장치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결국 크루셜텍은 ‘광 조이스틱’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광 조이스틱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휴대폰 화면 내에서 커서를 조종하는 초소형 장치다.

세계기업을 흔들다

한때 크루셜텍은 세계 핸드폰 시장을 흔들만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도 고전했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줬던 대기업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1년 동안 독점 공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자칫 위기가 될 뻔했지만 1년 뒤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샤프 등 굵직한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이 크루셜텍의 광 조이스틱을 잇따라 채택했다. 최근에는 스마트 폰의 대명사로 불리는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신 모델에 제품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도 체결했다.

꿈은 계속 된다

크루셜텍은 이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최고의 자리를 선점했다. 휴대기기(모바일) 입력장치 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지금은 스마트 폰이 최대 시장이지만 앞으로는 IPTV 리모컨과 일반 휴대전화, MP3, 아이들 장난감과 사소한 전자제품에도 광 조이스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루셜텍은 상장을 통해 나노기반 광 엔진 분야의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시장을 주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전 세계의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광 조이스틱=스마트 폰의 핵심입력장치로 PC 마우스 커서와 동일한 사용성을 모바일 폰에서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화면상의 커서를 이용하면 상하 좌우 뿐 아니라 360°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미세조작까지 지원, 최적화된 작동으로 모바일 인터넷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크루셜텍(주)이 2006년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해 국내의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크루셜텍㈜ 안건준 대표이사
“남이 가지 않는 길로 가고 … 항상 위기경영 자세로 임한다”

중앙연구소가 있는 수원 나노소자특화팹센터.

크루셜텍(주) 안건준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는 아산시 배방면 호서대학교 산학협동관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회의실 한쪽 벽면은 특허증과 실용실안등록증, 디자인등록증이 가득했다.

그는 2001년 창업했다. IT버블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시기였다.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두고 창업을 결심한 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이니 더욱 그렇다. 수 없는 도전 끝에 남이 가지지 못한 원천기술을 확보한 그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크루셜텍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특허기술이다. 특허등록 출원이 200여 개에 달한다. 국내 중소기업 중 최고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창업 이후 순수 연구비로만 10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 회사의 인적자원을 신뢰하는 투자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트렌드에 대한 정확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시도가 적중했다.”

-중소기업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섰다. 다른 회사에 가거나 다니던 회사에 남아있으면 훨씬 좋은 조건에 일할 수 있는 임원들이 미래를 보고 함께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이 크루셜텍의 가장 큰 경쟁력이고 변함없는 힘이 될 것이다.”

-직원을 뽑을 때 특별히 생각하는 것이 있나.

“직원을 채용할 때 인성을 제일 먼저 고려한다. 업무적으로 아무리 우수한 인력이라도 인성이 비뚤어져 있으면 조직이 와해되기 쉽기 때문이다. 인성이 바탕이 된 인재를 토대로 좋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은 사람이 기업을 키우고 일으키는 것 아니겠나.”

-나만의 경영철학을 소개한다면.

“사업적 판단이 필요할 때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 나 자신도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고, 핵심인력 대부분이 불안한 미래를 개척한 다는 자세로 연구에 몰두했다. 모두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갔기 때문에 오늘날 아무도 가지지 못한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조금 수익이 있다고 낙관하지 않고 항상 위기경영의 자세로 임하고자 한다.”

-‘크루셜텍’은 무슨 뜻인가.

“크루셜(crucial)은 ‘중대한’ ‘어려운’ ‘혹독한’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잘 쓰지 않는 표현이라 중간에 회사명을 바꿀까 했지만 창업 당시 의지를 다지기 위해 그대로 쓰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 더 ‘독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스마트 폰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조만간 50% 이상의 시장을 석권하리라 본다. 내년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상장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멀지 않은 장래에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