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대행은] 표정 무뚝뚝한 KGB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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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러시아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 블라디미르 푸틴(47)총리는 국가보안위원회(KGB)에서 17년간 잔뼈가 굵은 정보통이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단합당이 승리하면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푸틴은 최근 체첸에 대한 공격을 주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러시아의 재정상황이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군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어 푸틴 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옛소련의 붕괴 과정에서 날렵하게 변화의 물결을 타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정보요원 출신답게 늘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대단한 야심가란 평이다.

1997년 3월부터 옐친 진영에 가담, 대통령 포고령의 사후집행을 관리하면서 옐친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1998년 5월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이 됐고 두달 뒤에 연방보안국(FSB)의 국장직을 맡았다.

특히 심장병을 앓고 있는 옐친 때문에 늘 불안했던 옐친의 가족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고속 승진의 뒷배경이 됐다는 것이 러시아 정계의 분석이다.

그는 옐친 일가의 부패사건을 수사해온 유리 스쿠라토프 검찰총장 해임과 기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레닌그라드)국립대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1975년 KGB요원이 된 후에는 주로 동독지역에서 활동했다. 1990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장의 보좌관이 되면서 정계에 입문, 94년 부시장이 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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