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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았습니다]고객과의 약속 어기는 휴대전화 업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해 8월 SK텔레콤은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라는 판촉행사를 벌였다.

이 기간동안 가입을 하면 가입자 중 당첨자들에겐 12월 10일부터 24일사이의 원하는 날짜에 산타클로스가 집으로 방문해 선물을 준다는 것이었다.

비싼 통화료 때문에 망설였지만 좋아할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가입을 했다.

지난해 12월초 한 직원으로부터 당첨됐다는 전화가 걸려왔고, 방문 날짜는 12월 18일로 잡았다.

방문시간은 이 직원이 "당일날 번거롭더라도 좀 기다려달라" 고 해 정확하게 정하지는 않았다.

나는 18일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아침부터 카메라도 준비하고, 예쁜 옷을 입히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칭얼대는 아이들을 달래며 하루종일 기다렸지만 약속했던 산타클로스는 결국 오지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착한 일을 하지않아 안오나 봐" 라며 연신 눈물을 흘려 마음이 더욱 언짢았다.

20일까지 기다려도 오지 않아 이 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더니 택배업체 탓으로 돌렸다.

나는 다시 이 회사에서 배달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 직원도 "신규 가입자가 2만5천여명이나 돼 어쩔 수 없었다. 택배업체에 전화를 해 정확한 날짜를 알아봐라" 는 답변만 들었다.

국내 굴지의 이동전화회사가 정확한 계획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최정아 <서울시 도봉구 도봉2동>

**** 본사 독자투고 담당기자는 최정아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崔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산타클로스가 방문해 선물을 전해줬지만,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한 게 제일 마음에 걸린다”며 “당장이라도 가입한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싶지만,이미 주변에 전화번호를 알려줘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번 행사에서 배달업무를 총괄한 SK상사 통신판매 특판팀 박병선과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그 사정을 알아보았다.

朴과장은 “먼저 일부 고객들의 배달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결과적으로 고객들에게 피해를 준 것은 어쨋든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배달을 제때 받지 못한 고객들에게 사후라도 제대로 안내를 하지 못한 점도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고객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가입한 2만5천여명 중 약 20% 정도가 원하는 날짜에 선물을 받지 못했으며,약 50건 정도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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