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99년 뜬별] 손정의·베조스 인터넷 영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올해도 수많은 별들이 뜨고 졌다.

경제는 정보화.지식산업이, 정치는 평화와 세대교체가 새 인물의 등장을 재촉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孫正義)사장의 성장은 가장 눈부셨다.

첨단 정보산업을 선도하는 그의 발걸음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계로 일본에서 활약하는 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세계인이 됐다.

올해도 죽음의 신은 어김없이 지구촌 곳곳의 유명인사들을 데려갔다.

정치인에서 영화배우까지, 과학자에서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새 천년의 문턱에서 사라져간 별 중에서 우리의 가슴을 가장 저미게 했던 인물은 존 F 케네디2세 부부. 젊은 나이, 케네디가의 비극을 재연했다는 점 때문에 그의 비행기 사고는 긴 여운을 남겼다.

1999년에 명멸했던 별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올해 인터넷 주(株)의 주가는 세계 어디서나 가파른 상승세였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42)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은 빌 게이츠의 뒤를 이을 인터넷의 황제로 부상했다.

孫사장은 "일개 배우가 아니라 디지털 혁명 전체를 기획하는 연출자가 되고 싶다" 는 야망을 당당히 밝히고 있다.

그가 투자하고 있는 인터넷 업체는 야후 등 세계 곳곳 2백여개에 이른다.

미국의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제프리 베조스(35) 아마존 회장은 전자상거래(EC)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그는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을 없는 게 없는 인터넷 백화점으로 성장시켰다.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리눅스의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29)도 올해 상종가를 쳤다.

미국 30대 기업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시대를 연 칼리 피오리나(44.여) 휴렛패커드 CEO도 올해의 떠오른 별이다.

정치 지도자들 중엔 오랜 분쟁과 혼란을 종식시킨 아시아 지도자들이 돋보였던 한해였다.

동티모르 독립의 1등 공신 사나나 구스마오(53)는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그는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압두라만 와히드(59)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혼돈의 인도네시아를 안정으로 이끌고 있다.

부축 없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노련미 만큼은 진정한 '정치 9단' 이라 불릴 만하다.

중동평화의 물꼬를 튼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라크(57)총리, 이란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하타미(56)대통령, '식은 피자' 에서 인기총리로 거듭난 오부치 게이조(62)일본 총리,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러시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46)도 올해에 급부상한 지도자들이다.

가장 논란을 일으킨 지도자는 마하티르 모하마드(74)말레이시아 총리. 그는 서방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독설을 퍼부으며 독자적인 방식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올해는 비정부기구(NGO)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노벨 평화상도 개인이 아닌 '국경 없는 의사회' 가 차지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