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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경기에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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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금리는 더 떨어진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10명 중 6~7명 꼴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본지가 3일 은행.증권.투신의 채권 애널리스트 및 채권 영업 담당자 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대다수(85.7%)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말까지 콜금리 목표치를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콜금리 추가 인하폭은 현행 3.5%에서 3.25%로 0.25%포인트가 될 것이란 응답(73.2%)이 우세한 가운데, 3.0%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12.5%)도 나왔다.

하지만 당장 9일 열릴 금통위에선 콜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82.1%)이었다.

대우증권 마득락 부장은 "수출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내수 회복이 불투명한 만큼 금통위가 한번은 콜금리를 더 내리겠지만, 8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게 나와 8월에 이은 연속 금리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상승은 금통위의 권한 밖 상황"이라며 "내수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기로 확실히 방향을 튼 만큼 이번에 금리 인하를 멈출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어쩄든 금통위가 콜금리 목표치를 낮추면 시중 금리도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응답자의 64.2%는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23.2%만이 현행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대답했다. 금리가 올라간다고 본 이는 12.5%에 불과했다. 3일 현재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62%다.

동부증권 신동준 연구위원은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않고 개인은 대출을 않는 등 자금을 쓰려는 이가 없어 구조적으로 저금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냐는 질문엔 3.25~3.5%까지 떨어질 것이란 응답(46.4%)과 3.5~3.75%에서 움직일 것이란 응답(42.9%) 비율이 비슷했다.

전문가 66.1%는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큰 도움이 된다는 이는 28.6%에 그쳤다.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정현기 과장은 "기업들이 금리가 높아 설비투자를 미루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유발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과시한 데 따른 심리적 안정 효과는 다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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