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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고립성, 섬은 매력적인 대안문화공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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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호 31면

남이섬과 자라섬의 공통적인 코드는 예술이다. 대중이 예술과 소통하고 즐기려면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공연장이나 미술관이 그런 공간이다. 최근 들어서는 전통적인 예술 공간이 아닌 대안문화공간의 개발이 활발하다. 대안문화공간은 애초에 문화공간이 아니었거나 그럴 목적으로 지은 시설이 아니지만 예술을 매개로 사람을 끌어 모으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의 잠재적인 문화공간을 발굴하고 전문가와 함께 차별화된 콘텐트와 마케팅 노력이 눈에 띈다.

그런 면에서 섬은 늘 매력적인 대상이다. 섬이 가지는 특유의 고립성과 장소성에 사람들은 같은 행위도 더 열광한다. 남이섬과 자라섬의 활성화를 위한 시작과 접근방안은 행정구역상의 구분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그러나 또한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아닌 예술과 관련된 사람이 개발한 것이 공통적이다. 탄탄한 콘텐트, 국제 수준의 프레젠테이션, 스토리텔링의 창출과 매력적인 이미지, 이러한 점들은 공고한 충성 고객들을 이 섬에 끊임없이 불러들인다. 축제의 출연진이나 관객, 그리고 방문객의 국적도 다양하다. 남이섬은 이야기가 일상화돼 가는 공간이다. 스토리텔링과 이미지 창출에서 탁월하다. 이제 콘텐트의 다양성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라섬은 국제재즈페스티벌을 통해 ‘일 년에 한번 떠오르는 섬’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축제의 일상성을 도모하고 있다. 두 섬의 성공에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함께 탁월한 민간 전문가의 숨은 공 또한 컸음이 분명하다.

이제 지역은 공간과 콘텐트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를 숙제로 가지고 있다. 지속 가능성의 문제와 함께 지역사회의 보다 유기적인 참여, 그리고 지역에 기반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는 문제에 도전해야 한다. 섣부른 개발이나 촌스러운 조경은 이 섬들의 고유한 생명과 매력을 잃어버리게 할 위험이 크다. 이제는 이 섬들은 지자체의 노력이나 개인의 열정이 거둔 성과를 기반으로 보다 거시적이고 전략적으로 지역과 국가가 지원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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