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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 국내 외환시장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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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조만간 국내에서 외화를 거래할 수 있는 외국환은행 자격을 얻어 국내 외환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메릴린치는 이미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원화와 달러를 거래하는 역외 외환시장(NDF)의 최대 거래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곧바로 주요 거래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2일 "메릴린치가 국내 외국환은행으로서의 자격 요건을 대부분 충족해 인가를 받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메릴린치가 외국환은행 자격을 얻으면 증권사로는 국내외 회사를 통틀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메릴린치는 NDF 시장에서 이미 메이저 거래처로 아시아권 통화를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환은행이 되면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 두 곳의 외환거래 중개회사를 통하거나 장외시장에서 국내 외국환은행은 물론 외국환 평형기금이나 한국은행과도 외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 고객을 상대로 환전 등 외환 거래도 할 수 있으며, 외화 대출이나 외환 관련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 현재 외국환은행으로 지정된 곳은 ▶국내은행 19개 ▶외국은행 국내지점 39개 ▶종합금융사 4개 등 62개사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메릴린치는 아시아 통화를 거래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데다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막강한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릴린치의 참여로) 국내 외환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그만큼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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