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는 없다. 2009 중앙서울마라톤은 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 마라톤 대회 사상 처음으로 휠체어 대회가 함께 진행돼 장애를 뛰어넘어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전망이다.
핸디캡이 적용되는 여느 장애인 대회와 달리 휠체어 마라톤의 거리는 42.195㎞로 비장애인 풀코스와 같다. 속도는 더 빠르다. 최상위권 선수들은 평균 시속 30㎞의 속도로 달려 1시간20분대의 기록으로 결승점에 도달한다. 접전이 펼쳐질 때는 사이클처럼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도 한다. 속도를 올리고 줄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물을 마시는 지점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선수들은 휠체어에 물을 휴대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호주 등 5개국에서 16명이 출전한다. 한국 장애인 경기의 간판스타 홍석만(33·제주도장애인체육회)도 참가한다. 지난해 베이징 패럴림픽 400m에서 세계신기록(47초67)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그는 지난 5월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에서 2위를 차지하며 한국 휠체어 마라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5일 일본 오이타에서 열린 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뒤 귀국해 1주일 만에 참가를 준비할 정도로 의욕도 높다.
홍석만 선수는 “비장애인 선수들이 경기 후 체력을 회복하는 데 2~3개월이 필요한 반면 휠체어 마라톤 선수들은 보름에서 한 달 정도면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경기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피곤하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대회이니만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밝혔다.
홍석만의 경쟁자로는 일본의 고타 호키노우에(35)가 꼽힌다. 지난해 베이징 패럴림픽 마라톤에서 1시간23분22초의 기록을 세우며 5위를 차지한 호적수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공수훈련 중 낙하산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김규대(25·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도 기량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