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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 관두려는 어민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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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원도 내 어민 세명 중 한명 꼴로 어업 규모를 줄이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다 어선용 기름값 인상, 인력난 등으로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2일 "내년부터 2008년까지 계획된 연안 어선 감척을 앞두고 최근 강원 동해안 6개 시.군과 함께 10t 미만 연안 소형 어선 선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척(減隻)을 희망하는 배가 전체 3441척 중 32.2%인 1108척에 달했다"고 밝혔다.

해안선 경계로부터 20~30마일 이내 바다에서 오징어.광어.가자미 등을 주로 잡는 이들 어선은 도 전체 어선 4300여척 중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군별로 보면 최근 10여년 간 주요 어종인 명태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고성군은 전체 766척 중 60%인 460척이 감척을 희망했다. 이어 양양군 34%, 삼척시 30%, 강릉시 26%, 속초시 22%, 동해시 20% 순이었다.

감척을 원하는 이유로는 출어 경비 상승 및 어업 부진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8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젊은층이 배 타기를 꺼려 일손 구하기가 힘들다는 선주도 10%였으며, 나머지 5%는 전업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경영난의 실태를 보면 지난 1999년 1월 기준 200ℓ 들이 한 드럼에 3만3938원이었던 어업용 면세유(경유) 소비자 가격이 올해 1월에는 6만6260원, 최근에는 7만5200원선으로 5년 사이에 두배 이상 올랐다.

전체 어획량은 2000년 6만687t에서 2001년 5만9천185t, 지난해엔 4만4982t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주 어종인 오징어와 명태 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27일까지 1만5384t에 그쳤다.

수산청 관계자는 "최근 몇년 어획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기름값 상승까지 겹치면서 생업을 포기하겠다는 어민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정부가 지난 97년부터 어선 감축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근해 어선 102척, 연안 어선 41척 등 총 143척이 줄었다.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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