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2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2사단에서 근무했던 남한 주민 강동림(30)씨가 2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진 월북했다”고 이날 보도한 데 대해 “이 사단에서 철책이 절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동림은 2001년 9월~2003년 11월 이 부대에서 근무했으며, 지난달 폭행 사건 등으로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아왔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 당국 1차 조사 결과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설치된 3중 철책의 아랫부분이 절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부대 근무 당시 GOP(전방관측소)의 기관총 사수를 맡아 철책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던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전방부대의 철책을 뚫고 북쪽으로 넘어간 사례는 2004년 10월 강원도 철원군 육군 열쇠부대 책임 지역의 GOP 3중 철책 절단 사건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군은 30대 초반의 남자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선 강동림이 아무리 부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군의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계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전방 사단의 철책은 24시간 경계 근무를 하는 데다 주기적으로 경계병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철책을 맡고 있는 전방의 소초에는 적외선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관찰 장비가 있는데도 월북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더구나 철책이 절단된 지 하루가 지나서야 군 당국은 조사에 나섰다. 해당 부대가 철책이 뚫린 것을 몰랐거나 은폐했을 가능성 둘 가운데 하나다. 북한 관영매체가 이날 강동림의 월북 사실을 보도하고 난 뒤에야 합참은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군은 지난달 말 북한 주민 11명이 어선을 몰고 강원도 주문진항까지 접근했을 당시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달 초에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를 제때 전달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늘어났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군의 대북 경계태세와 직결된 문제라고 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지휘 책임을 묻는 한편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