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시운전에 들어간 인천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고체연료(RDF) 생산시설에서 시공업체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직원들이 시험 생산된 RDF를 살펴보고 있다. RDF는 쓰레기 중에 불에 타는 성분만을 골라 만든 것이다. [인천=김경빈 기자]
이런 과정을 거친 쓰레기는 쇠붙이처럼 불에 타지 않는 것과 비닐·종이처럼 불에 타는 것(가연성 폐기물)으로 나눠진다. 가연성 폐기물은 다시 작게 쪼개져 작은 원통형 덩어리(지름 20㎜, 길이 50㎜)로 뭉쳐졌다. 이것이 쓰레기로 만든 고체연료, 즉 RDF(Refuse Derived Fuel)다.
여기서는 RDF가 하루 200t씩 생산된다. 현재는 다음 달 말 준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2006년 10월 운영을 시작한 강원도 원주시의 RDF 시설(하루 80t 생산)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다. 시운전에서 생산된 RDF의 열량은 ㎏당 4800k㎈이다. RDF 1t은 석유 500L와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전주페이퍼와 인천 남동공단의 ㈜이알지서비스가 보일러 연료로 RDF를 사간다.
매립지관리공사 박정현 차장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실험실에서 월 1, 2회 중금속 성분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에 2017년까지 1조5106억원을 들여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을 조성 중이다. ▶RDF 생산시설과 건설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등이 들어설 폐자원 에너지 타운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될 자연력 에너지 타운 ▶포플러나무·유채를 재배하는 바이오 에너지 타운으로 꾸며진다.
관리공사 오화수 에너지사업실장은 “쓰레기를 에너지로 활용하면 매립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립지 수명이 55년 늘어나 2099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원유 수입대체와 폐기물 처리비 절감, 온실가스 감축효과 등으로 2013년까지 5203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립지에서 나오는 메탄 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21배에 달한다. 그래서 메탄 가스를 에너지로 활용하면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상당하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올 7월 ‘폐자원 에너지화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매립지 외에도 부산·대구·광주·대전·원주·진주·포항 등 전국 13곳에 환경·에너지 타운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2013년까지 2조1680억원을 들여 RDF 생산시설, 음식물쓰레기에서 바이오가스를 얻는 시설 등을 설치하게 된다.
환경부 최병권 폐자원에너지팀장은 “에너지의 97%를 수입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폐자원을 활용하는 정책은 걸음마 단계였다”며 “한국은 폐기물 분리수거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이를 에너지화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동종인(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자원화 못지않게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며 “시설을 설치할 때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와 합의과정을 거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