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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치유와 세상 변화의 꿈을 좇는, 그의 삶은 예배였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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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우리는 수많은 선물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만남은 선물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동원 목사님을 만나게 해 주셨다.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모른다.

내가 지구촌교회를 접하게 된 것은 결혼 24년 차 되던 해였다. 결혼할 때 약속을 지키느라 나는 해외 출장 갔을 때를 제외하곤 열심히 교회에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일요일 크리스천’에 불과했다.

이 목사님을 만난 이후 주님을 새롭게 만나게 됐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늦둥이 막내아들을 위해 기도한 39년, 그리고 아내가 배턴을 이어받아 기도한 24년을 합해 63년 만에 지구촌교회라는 기도의 응답이 온 것이다.

‘하늘의 소리를 전하는 땅의 소리꾼’인 목사님의 말씀에는 일주일 내내 세상에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많은 영혼의 고통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이 목사님은 50세 되던 해 워싱턴 지구촌교회에 대한 미련과 애정을 뿌리쳤다. 땀과 기도로 개척했던 아름다운 성전과 아직 어린 두 아들을 무조건 주님 품 안에 맡겼다. 사랑하는 조국에 대한 거룩한 부담으로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담대히 선 것이다. 민족 치유와 세상 변화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렸다.

개척한 지 15년 만에 3만 성도가 친교를 나누고 있고 3000명의 평신도 선교사(목자)가 양성됐으며 300명 이상의 해외 선교사를 파송했다. 제자 훈련이 장작더미가 되고 목사님의 메시지가 불쏘시개가 됐다. 사람들은 ‘333 비전’을 이뤄 가는 지구촌교회의 사역을 목회의 기적이라 부르고 있다.

성도 수가 수만 명으로 불어나자 목사님은 운집했다가 흩어지는 야구장 인파처럼 될까 봐 염려하고 기도했다. 성도들이 일상에서 말씀을 적용하길 소망했다. 목양일념(牧羊一念)으로 기도하는 그에게 주께서 지혜의 선물을 내리셨다. 2002년 한국 최초로 셀(cell) 목회가 시작된 것이다.

창립 15주년을 맞아 비전 재창출을 위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교회 사역에 대한 지구촌교회 성도들의 만족도는 95% 이상이었다. 1세기에 하나 날까 말까 한다는 이 목사님의 영성과 본으로 보여 주는 그의 삶이 낳은 결과다. “말보다 행동이다(Action speaks louder than words)”라는 글귀처럼 사모님과 함께 엮어 가는 그의 삶 자체가 우리에게 소중하고 강력한 메시지다.

이 목사님은 오래전 당신이 한 말씀을 지키려고 홀연히 담임목사 직을 떠나려 하는 고집쟁이다. 이임할 때 조그만 집이라도 마련하고자 하는 성도들의 배려를 끝내 사양하는 고고한 모습은 황금만능 시대에서 아파하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온 성도가 유임하길 원함에도 불구하고 떠나시려는 그분을 우리 모두 그리워할 것이다. 인품의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켰던 그분, 처음과 끝이 동일한 그분, 능력과 치유의 메시지로 우리를 붙들었던 그분, 삶이 예배였던 그분을 우리 모두 기억할 것이다. ‘굳이 빛나려 애쓰지 않아도 빛나는 사람’을….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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