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이나 할수 있을까"…배추값 너무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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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 겨울엔 김장도 못하겠네."

주부 김화연(42.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는 동네 시장에 들렀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장용 배추 한 포기 값이 자그마치 3천5백이었기 때문이다.

金씨는 "배추값이 비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며 고개를 내저었다.

◇ 한 포기값이 3천~4천원〓배추값이 금값이나 다를 바 없다. 요즘 재래시장이나 소매점에서는 김장용 배추 한 포기(상품.2.5㎏)값이 3천~4천원까지 간다.

대구 북부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 8월 경매가격이 포기당 7백~1천원에서 오름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서는 1천8백~2천원에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매가격도 1천~1천5백원선에서 3천~4천원으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경매가격 자체가 높아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판매하는 백화점들도 2㎏짜리 김장용 배추를 2천7백원씩 받고 있다.

지난해 같은 때 6백~8백원, 9월달의 8백~9백원선 보다 세배 이상 오른 값이다.

동아백화점의 이효열(李孝烈)농산물구매담당 과장은 "소비자들에게 배추를 내놓기가 민망할 정도" 라고 말했다.

◇ 모종 이식기 폭우로 인한 작황 부진이 원인〓최근의 배추값 폭등은 무엇보다 추석때까지 계속된 폭우로 김장용 배추의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어린 배추 모종을 이식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와 김장배추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소류 도매법인인 영남청과측은 "지난해 이때쯤엔 매일 5t트럭 50여대분의 배추가 반입됐으나 지금은 30여대에 지나지 않는다" 며 "전국적으로 물량이 지난해보다 30%정도는 줄었을 것" 이라고 추정했다.

◇ 전망.대책〓김장 배추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다음달 초부터는 경매가격이 2백~3백원 정도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와 소매 가격은 더욱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시 관계자는 "이달 하순부터 김장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값은 좀 떨어질 것" 이라며 "배추값 안정을 위해 이달 하순부터 시내 아파트단지에 직거래장터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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