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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갑씨 일문일답] "학생들 희생 커 자수 주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인천 라이브Ⅱ 호프집 실제 주인인 정성갑'(鄭成甲.34)'씨는 3일 자수 직후 경찰에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이 희생돼 자살도 마음 먹었다가 가족들 생각에 자수하게 됐다" 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잠적 4일 동안의 행적은.

"불이 난 직후 무작정 충남 대천 여자친구 집으로 갔다. 거기서 하룻밤을 묵은 뒤 새벽시간대를 이용해 대전과 왜관지역을 오가며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 는 심정을 토로했다"

- 경찰 등 공무원과 유착되지 않았나.

"지금 할 말이 없다. 모든 내용은 수사과정에서 털어놓겠다"

- 일부 재산을 부인을 통해 은닉하려 했다는데.

"어린 나이인 3명의 자식을 위해 재산을 숨기고 싶었다"

- 끝으로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죄송하다. 죽고 싶을 뿐이다" (울음)

鄭씨는 인천에서 '청소년 유흥사업' (?)의 대부로 통한다. 술집.노래방.콜라텍 각 2곳과 게임방 3곳 등 9개의 업소를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다. 청소년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으며 '10대 해방구' 로 불리는 동인천과 부평에 주로 몰려 있다.

이들 업소의 한달 매출액은 1억원을 웃돌고 있으며 각 업소의 '바지(관리)사장' 과 종업원들에게 지급되는 월급만 3천만원에 이른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불법영업으로 돈을 버는 탓인지 철저히 자신을 감추고 다닌다.

'정민하' 라는 가명을 쓰고 다니며 주변 업소의 주인들도 그의 본명과 얼굴을 잘 알지 못한다.

한 이웃업소 주인은 "鄭씨가 가끔 들를 때면 으레 20대의 건장한 청년 서너명을 데리고 다녀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다" 며 "검은색 크라이슬러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고 말했다.

그는 밤무대 가수와 디스크자키를 거치며 유흥업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과 경찰 등 당국에 대한 鄭씨의 로비력과 붙임성은 '대단'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근 업소들은 관청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鄭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인천〓정영진.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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