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피맛골 옛 정취 살리며 재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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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종로2, 3가 사이에 있는 동피맛길. 감자탕·파전·생선구이집·대폿집 등이 늘어선 폭 3m의 골목이 점심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곳에서 2대째 40여 년 동안 숯불화로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현숙(51·여)씨는 “청진동처럼 빌딩으로 재개발될까봐 걱정이다”며 “피맛골의 운치가 유지돼야 손님들도 꾸준히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맛골의 정취와 풍경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일부 남게 됐다. 서울시 정유승 도심재정비1담당관은 “종로와 돈화문로 간 3.1㎞의 피맛길 중 철거 재개발 사업을 이미 끝냈거나 진행 중인 교보빌딩~종로2가 간 0.9㎞를 제외한 나머지 종로2~6가 2.2㎞ 구간을 ‘수복 재개발 구간’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수복 재개발’은 해당 지역이 고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철거하지 않고 지저분한 곳만 정비하는 방식으로 재개발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85억여원을 투입해 내년에 종로2~3가 750m 구간, 2011년에는 종묘~종로6가 750m 구간과 돈화문 700m 구간의 보도·하수도·가로등 등을 정비하고 구간별 특성에 맞게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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