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회의 의석 벌집 쑤신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5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언론공작 문건 폭로' 로 소란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5시10분쯤 발언대에 선 鄭의원이 미리 예고한 대로 문건을 폭로하자 국민회의 의석은 벌집을 쑤신 듯했다.

박광태 의원은 "정형근이는 말할 자격이 없다" "얘기할 만한 ×이 해야지" 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알아" (최재승 의원), "공작의 명수" (김옥두 의원), "자기가 만든 괴문서" (조홍규 의원) 등 거친 항의가 터져나왔다.

鄭의원은 폭로 말미에 "틀림없이 이 정권은 이 보고서를 근거없는 것이라고 주장할 것" 이라고 받아치며 "멀지 않은 시기에 현 정권이 벌인 언론 공작의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상천 총무.김옥두 의원 등과 구수회의를 한 설훈 의원은 질문자로 나서 鄭의원 비난에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薛의원은 "鄭의원은 안기부 재직시 서경원 의원을 직접 고문한 당사자" 라고 맹비난'. '그는 또 "날조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 면서 "언제 누구로부터 (문건을)받았는지 당당하게 밝히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여당의 정치력 부재를 집중 거론. 박희태 의원은 "金대통령이 정치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며 아랫사람에게 시키기만 하는 '명령정치' , 청와대 깊숙한 곳에서 원격조종하는 '리모컨 정치' 라고 비난했다.

朴의원은 올해가 기묘년임을 빚대 "조선시대엔 선비가 화를 입은 '사화(史禍)' 가 있고, 지금은 야당이 화를 입는 '야화(野禍)' " 라고 주장.

함석재(咸錫宰).변웅전(邊雄田)의원 등 자민련 의원들도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邊의원은 "김현철씨 사면은 국민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겼다" "중앙언론사 사장 구속이 과연 타당하냐" 등 뼈있는 소리를 토해냈다.

이상렬.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