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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애환 그린 KBS2 'TV문학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소설가 이순원의 '해파리에 관한 명상' 을 영상에 옮긴 KBS2 TV문학관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밤 10시10분).

드라마는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하면서도 소몰이꾼으로 일하는 세일(김규철 분)이란 젊은이의 힘겨운 삶을 다룬다. 장애인의 애환과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벙어리 삼룡이' 나 '백치 아다다' 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요즘 추세와는 달리 드라마의 템포가 숨가쁘지 않은 것이 특징. 대관령 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롱테이크(길게 찍기)를 사용,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노을이 깔린 초원이나 숨막히게 핀 메밀꽃 사이를 주인공이 소를 몰고 지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또 전 남편의 아들을 사이에 두고 세일과 아내(방은진 분)가 등을 돌리고 멀찍이 앉아있는 마지막 장면 등 화면구성도 섬세하다.

화려한 조명과 상업적인 성격이 강한 드라마에 식상한 시청자라면 채널을 맞춰볼 만하다.

하지만 전개가 빠르지 않은 만큼 드라마에 몰입하기까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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