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태권도] 장하다! 장지원 금빛 돌려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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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지원(左)이 결승전에서 미국의 니아 압달라의 얼굴에 멋진 왼발 돌려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 공격으로 장지원은 금메달을 굳혔다. 아테네=사진공동취재단

'태권 숙녀' 장지원(25.삼성 에스원)이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여자 57㎏이하급에 출전한 장지원은 28일 오전 1시20분(한국시간) 아테네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미국의 니아 압달라를 2-1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선수단에 여덟번째 금메달이다.

장지원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의 공격을 비키며 반격하는 전략으로 1라운드 종료 20여초를 남기고 왼발 앞돌려차기로 첫 득점을 했다. 2라운드부터는 선제공격을 섞어가며 다시 왼발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2-0을 만든 뒤 얼굴에 왼발 공격을 멋지게 적중시켜 한꺼번에 2점을 더 따냈다.

점수가 벌어지자 압달라는 계속 장지원의 얼굴을 노렸고, 장지원은 경고로 인한 2점 감점에 상대 공격에 1점을 허용한 채 경기를 마쳤다. 금메달 확정 후 태극기를 들고 체육관을 한바퀴 돈 그는 "준결승에서 이긴 뒤 우승을 확신했다"며 "1회전에서 왼발을 다쳐 수비 위주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68㎏이하급의 송명섭(20.경희대)은 준결승전에서 이란의 태권도 영웅 하디 사에이 보네코할에게 진 뒤 3, 4위 결정전에서 디우구 실바(브라질)을 12-7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명의 선수가 출전, 3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한 한국 태권도는 28일 오후에 황경선(여자 67㎏이하.서울체고)이, 29일 오후에 문대성(남자 80㎏이상.삼성 에스원)이 각각 추가 메달을 향한 결전을 시작한다.

?장지원은=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태권도 여자 57㎏이하급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 '동급 최강'으로 불리던 정재은과 맞붙은 선수는 같은 한국체대 소속의 장지원(25)이었다. 종료를 1분 앞둔 때까지 점수는 1-1. 그러자 장지원 측 코칭스태프가 흰 수건을 던졌다. 정재은을 내보내기 위한 기권이었다. 기회조차 빼앗긴 '2인자'는 한참을 울었다.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2001년 에스원에 입단, 마음을 추스르고 나간 2002 부산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도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부모의 간곡한 격려로 도복을 벗을 수 없었다.'남보다 특별하게!' 이런 좌우명을 세운 장지원은 지난해 매일 800번씩의 발차기를 하며 스스로를 별렀다. 그리고 지난해 말 프랑스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출전권을 따오며 재기에 성공했다. 여려보이는 그녀지만 장래 희망은 '최강.최고의 경호원'이다.

아테네=특별취재팀

*** 아테네 올림픽 특별취재팀
◆스포츠부=허진석 차장, 성백유.정영재.김종문 기자
◆사진부=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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