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짜리를 10분 짜리로 만드는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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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사랑은 배우자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섹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면에서 남성의 발기지속 시간은 부부가 함께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기지속 시간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조루의 개념에서만 치료법이 소개되는 정도다.

“발기지속 시간, 강직도·크기보다 큰 영향”

최근 바이엘헬스케어가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성관계 경험이 있는 20~58세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성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가 “발기지속 시간이 성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 ‘발기지속 시간’을 통한 ‘실질적 성교 시간’(28%)이 ‘강직도’(16%)나 ‘크기’(11%) 보다 만족도를 높이는 데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발기지속 시간은 성관계 시간을 통한 만족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최근 발기부전 치료의 새로운 화두로 인식된다.

실제 올 4월 유럽비뇨기학회에서 바이엘쉐링제약은 자사 제품인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의 성관계 지속 시간을 발표했다. 미국 중미시간 헬스센터 매트 로젠버그 박사팀이 ‘인듀어런스(ENDURANCE) 연구’로 명명된 독특한 실험을 했다. 세계 최초로 스톱워치를 이용해 발기지속 시간을 잰 것(여성이 삽입부터 사정까지 직접 시행). 대상은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이상지질혈증 24%, 고혈압 32%, 당뇨 7%) 201명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4주 동안 한 그룹은 레비트라 10㎎, 다른 그룹은 위약을 주고, 1주 동안 휴약 기간을 가진 뒤 다시 4주 동안 그룹을 바꾸는 교차 투약 방식으로 약의 효과를 관찰했다.

결과는 위약 환자군에서 5.45분이었던 발기지속 시간이 레비트라 투여군에선 12.81분으로 2.4배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스톱워치를 활용해 조사 대상자의 주관적 평가를 배제한 측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질환을 가진 남성들에선 어떤 효과가 나타났을까.

레비트라, 발기부전 환자 ‘시간’ 2~3배 늘려

미국 브라운대 가정의학과 마틴 마이너 박사는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발기부전 남성(고혈압 61%, 비만 51%, 당뇨병 40% 포함)을 대상으로 레비트라 효과를 조사했다. 발기부전 남성 395명(평균 54세)에게 12주의 시험 동안 레비트라와 위약을 복용케 한 결과 위약군은 발기지속 시간이 3.38분이었으나 레비트라 복용군은 10분으로 약 3배 연장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일반 남성의 평균 발기지속 시간이 10분 정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바이엘쉐링제약은 최근 발기지속 시간의 중요성을 알리는 ‘트리플 점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시간을 늘려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고,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한편 레비트라는 1일부터 저용량 레비트라(10㎎)의 가격 인하를 단행, 기존 20mg 고용량의 약 절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기존 가격에서 36% 인하된 것이다.

고종관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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