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설탐정 등장…경찰대출신 이동영씨 사무실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제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하는 '한국의 셜록 홈스' 가 되겠습니다. " 10년 넘게 경찰 간부로 활동해온 이동영 (李東永.35) 씨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국제탐정사무소' 라는 개인 사무소를 내고 본격적인 탐정 활동에 들어갔다.

李씨는 87년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경찰청 외사과.해외연수를 거쳐 경감으로 울산 남부경찰서 형사계장 재직 중 지난해 3월 퇴직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사설 탐정제도가 입법화돼 있지 않지만 국세청 직업분류표의 서비스업 항목에 '탐정업' 이 포함돼 있다.

그는 이 직업분류에 따라 세무서에 설립신고를 낼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李씨가 본격적으로 사설탐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2년부터 5년 동안 경찰청 외사과에 근무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거액의 돈을 횡령하고 해외로 달아난 용의자가 외국 사설탐정에 의해 잡히는 사례를 종종 접하면서 그는 국제사건의 '해결사' 가 되기로 결심했다.

李씨는 국경을 뛰어넘는 '범죄 사냥' 을 위해 미국.영국의 사립 탐정회사와 자매결연을 했다.

특히 미국회사는 지난 7월 국내에서 할인매장을 운영하다 15억원의 부도를 내고 미국으로 달아난 姜모씨를 검거한 베테랑 회사다.

국제사건 해결을 위한 그의 또 다른 '비장의 카드' 는 인터넷 지명 수배. 李씨는 인터넷에 범인 수배사이트 (http://www.interwanted.com) 를 만들고 용의자 인적사항을 등록해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그는 '당신도 탐정이 될 수 있다 (가제)' 라는 탐정입문론을 곧 출간하는 등 탐정 대중화 운동도 적극 펼칠 생각이다.

李씨는 "최근 탐정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며 "예리한 분석력과 사건을 대하는 끈기만 갖는다면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명탐정이 될 수 있다" 고 조언했다.

현재 李씨의 최대 관심은 사설 탐정제도의 공인화. 이를 위해 관련 입법을 한나라당 하순봉 (河舜鳳) 의원을 통해 조만간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