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부터 전문분야까지 뭐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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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봉사는 어떻게 시작하는게 좋을까? 좀 더 다양하게 자원봉사를 할 순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서초구가 운영하는 자원봉사 투어버스를 한번 이용해 보면 어떨까. 지난달 17일 12번째 운행되는 ‘서초자원봉사 투어버스’에 중앙일보 MY LIFE가 함께했다.


AM 9:00서초구민회관 주차장
서초구민회관 주차장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서초구가 운영하는 특별 프로그램 ‘서초자원봉사 투어버스(이하 투어버스)에 오르기 위해서다. 투어버스는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설들을 찾아간다. 참가자가 현장을 직접 보며 자신이 어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지를 살펴보게 해준다. 이날 탑승자는 참가 주부 5명과 서초자원봉사센터 소속 직원, 투어가이드 역할을 맡은 자봉사자,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등 모두 9명. (신종 플루 확산을 우려한 현장 측 요청으로 평소보다 규모를 줄여 운영했다.)

AM 10:00서울특별시 어린이 병원
병원 소속 사회복지사 이지은씨가 투어 참가자들을 맞았다. 동아리방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그는 병원 정보와 봉사 활동 시 유의 사항,자원봉사 신청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아픈 아이들이니만큼 위생이나 마음가짐에 있어 더욱 특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밥을 먹이고 목욕을 시키는 등의 병실 봉사와 이발보조, 세탁 등 병실 외 봉사로 일손이 많이 필요해요.” 설명 후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어떤 아이들이 입원해 있나요?” “230여 명 중 80%가 무연고 아동이고, 나머지는 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들입니다” “완쾌해서 퇴원하는 아이들도 있나요?” 중증 환자들이 많아서 대부분 병원에서 생을 마감합니다.”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이 새어나왔다.

복도를 지나는데 휠체어를 탄 아이가 지나갔다. 휠체어를 밀던 자원봉사자가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민호야, 아줌마들한테 ‘안녕하세요’ 해봐.” 투어 일행도 아이에게 인사를 했다. “민호야, 안녕? 빨리 건강해져야지.”

AM 11:00 다니엘 복지원
두번째 투어 장소는 지적장애(두번째 투어 장소는 지적장애(IQ70 이하)를 가진 남자 100명(5~36세)이 생활하는 ‘다니엘복지원(서초구 내곡동)’. 원생들이 학교(복지원 바로 앞의 다니엘 학교)에 간 시각, ‘모세’‘요셉’ ‘요한’ 등 팻말이 붙은 10개의 방에는 미취학 아동과 병원 진료가 예약돼 있는 몇몇 아이들이 남아 있었다. 열다섯 정도쯤 됐을까. 한 아이가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누구 만나러 왔어요?” 반복해서 묻는 아이에게 “응, 친구들 만나러 왔어”라고 답했다. “넌 왜 학교 안 갔어?” “병원 가야돼요” “왜?” “독감예방주사 맞으러 가요” 낯선 이들의 방문이 반가운지 계속해서 뒤를 따른다. 밝고 명랑한 아이를 보면서 남궁옥(57·방배4동)씨가 “덕분에 우리가 더 활력을 얻고 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복지원 곳곳을 둘러보면서 사회복지사 송영자씨가 봉사 영역에 대해 설명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 보조에서부터 개인학습 교육, 목욕 보조나 옷정리 같은 생활관 지원 활동 등을 할 수 있어요. 청소나 식당 업무 보조 등은 초보 봉사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회의실에서 각자의 소감을 얘기하며 투어가 마무리됐다. “주민센터에서 차밍 댄스 강습 봉사를 하고 있어요. 여기 아이들에게도 댄스를 가르쳐보면 어떨까요?” 이명순(60·방배4동)씨의 말에 사회복지사 송씨의 얼굴이 밝아진다.“대환영이에요. 전문 기술이 있는 분들이 참여하면 아이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죠.”

참가자들을 인솔했던 서초자원봉사센터 정혜진씨는 “봉사자의 성향에 맞는 봉사 시설이 따로 있고, 시설이 필요로 하는 일손 역시 따로 있다”며 “여러 시설을 경험해 볼 것”을 권했다. 8일(목) 자원봉사 투어버스는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환경봉사)와 방배 노인종합복지관을 둘러볼 계획이다(15명 선착순). ▶ 문의= 서초구자원봉사센터 02-573-9252

[사진설명] ①서초자원봉사투어버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부 5명과 인솔을 맡은 정혜진(서초자원봉사센터·왼쪽에서 두번째)씨, 이은영(자원봉사자·오른쪽에서 두번째)씨.②지난달 17일, ‘서초자원봉사투어버스’가 열두번째 운행에 나섰다.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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