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개국 대표 언론, 베이징서 ‘미디어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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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 세계 69개국 주요 언론매체를 초청해 ‘미디어 올림픽’을 처음 개최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세계미디어정상회의(WMS·World Media Summit)를 8∼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협력·위기대응·상생·발전이다. 신화통신은 “언론계 대표들이 세계 미디어 산업의 현황과 추세를 분석하고, 금융위기 이후 수용자 요구 변화 등 미디어가 직면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 대회의 향후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결정한다.

주최 측인 신화통신은 이번에 69개국(대만·홍콩·마카오 포함)에서 132개 해외 매체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신문·방송·통신뿐 아니라 구글 등 인터넷 매체를 포함시켰다. 신화사 관계자는 “한국 매체 중에는 중앙일보·연합뉴스·KBS를 초청했으나 KBS는 막판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그 밖에 다국적 미디어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과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월스트리트 저널(WSJ)·타임워너·NBC·AP통신·구글, 영국의 BBC·파이낸셜 타임스(FT)·로이터 통신 등이 참가한다. 일본에선 NHK·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교도(共同)통신 등이 초대받았다. 중국 대륙에서도 40여 개 대표 매체가 참석할 예정이다. 매체 초청 기준에 대해 신화사의 한 직원은 “각국을 대표하는 신문·방송·통신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이 대회 4개 분과회의 중 ‘언론사 인수합병 및 뉴미디어의 도전’을 주제로 한 분과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한다.

◆중국 ‘미디어 메카’ 전략=이번 행사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에 리충쥔(李從軍) 신화통신 사장이 당시 베이징을 방문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BBC의 마크 톰슨 회장 등과 미디어대회 개최에 합의해 성사됐다.

이번 회의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 이미지 업그레이드 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뉴스코퍼레이션과 미국의 타임워너 같은 국제적인 미디어그룹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한 ‘미디어산업 진흥계획’에 따르면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디어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자본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신화통신은 이번 대회 유치를 통해 통신과 방송을 융합한 세계적 미디어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인민일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국가 위상에 걸맞게 언론 매체의 세계화 역량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신화통신·인민일보·중국중앙방송(CC-TV)의 해외 취재망 확충 등에 450억 위안(약 9조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볼 때 이번 대회는 중국이 세계 언론의 주요 허브로 발돋움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행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세계미디어정상회의(WMS)=전 세계 170여 개(중국 매체 포함) 신문·방송·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들이 참석하는 ‘미디어 올림픽’.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제안으로 뉴스코퍼레이션·AP·로이터·BBC·교도통신·이타르-타스 등 9개 미디어 대표들이 발의해 성사됐다. 한국의 신문사 가운데는 유일하게 중앙일보가 초청받았다. 통신은 연합뉴스, 방송은 KBS가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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