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총리해임안'은 김덕룡 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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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 (JP) 총리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여권을 긴장시키고 있는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의 아이디어는 누가 냈을까. 지금 미국에서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5일 출국) 한나라당 김덕룡 (金德龍) 부총재다.

그는 이규택.조웅규 (曺雄奎) 의원 등 자신의 계파 의원들과 만나 'DJP 내각제 포기를 겨냥한 효과적인 공세수단' 을 따져보는 과정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헌법.국회법을 펼치면서 국회를 무대로 한 '압박카드' 를 찾았다.

그 중 '탄핵소추안' 은 사안이 너무 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배제했다.

그 다음 '해임건의안' 과 '사퇴권고결의안' 을 놓고 전략적 효과를 점검했다는 것. 처음엔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는 사퇴권고결의안을 생각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퇴권고결의안은 일반안건이어서 본회의 상정에 앞서 여대야소의 운영위원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임위 단계에서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 포기했다.

지난주 초 金부총재가 이 아이디어를 소개했을 때 이회창 총재는 "좋은 생각" 이라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허를 찔린 듯한 국민회의.자민련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김빼는 또다른 방안를 냈다.

표결에 전원 불참해 '제2의 서상목사태'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이다.

'표결 불참'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야당의 해임안 제출 방침이 처음 전해졌을 때만 해도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 자체를 보고하지 않는 '묵살'

방법을 생각했다.

그럴 경우, 이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남을 것을 우려한 이긍규 자민련 총무가 표결 불참안을 주장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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