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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주부 23명 '물가 지킴이' 활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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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 동네의 물가는 주부들이 책임지겠습니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부 23명이 지난 4월1일부터 '소비자 물가 지킴이' 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치솟는 물가잡기에 주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음식점을 비롯해 목욕탕.이발소.미장원.여관.세탁소 등 개인 서비스 업소가 대상이다. 구청에서 나눠준 행정지도 가격표를 대조하며 가격이 비쌀 경우 인하를 권유한다. 2~3차례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청에 통보한다.

'물가안정 이룩해 국민경제 살찌우자' 등의 어깨띠를 두르고 가슴에는 '소비자 물가 지킴이' 신분증을 달고 활동한다.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영업부진에 울상짓는 업소주인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늘 상냥한 미소로 대화를 통해 협조를 구한다.

또 매월 한차례 씩 거리 캠페인에 나서 주민들과 업소에 홍보물을 나눠주며 물가 안정 운동에 동참을 호소한다.

회원 조금옥 (趙金玉.40.성사1동) 씨는 "주로 낮시간대를 이용해 일주일에 한차례 씩 같은 마을 동료 3~4명과 함께 움직인다" 면서 "최근에는 2천5백원하던 자장면값을 2천원으로, 3천원하던 짬뽕값을 2천5백원으로 내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고 말했다.

활동 첫달인 4월의 경우 14개 업소를 적발해 구청에 통보했지만 지난달에는 불과 4건만 적발할 정도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고를 받은 구청측은 업소에 나가 2~3차례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

이에 불응할 경우 구청측은 세무조사 의뢰나 위생검사 등의 방법을 취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든 업소가 호응해 준 상태.

회장 신현아 (申玄雅.48.성사1동) 씨는 "값이 싼 모범업소에 대한 정보를 주부들이 반상회 등을 통해 교환하면서 알뜰쇼핑을 하고 있어 일석이조" 라며 "터무니 없이 값을 올리거나 담합인상을 할 때는 불매운동도 벌일 계획" 이라고 말했다.

덕양구 사회산업과 이영심 (李英心.40) 씨는 "주부들의 물가감시 덕에 업주 스스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가고 있다" 며 "앞으로 지역내 시민.사회단체와 이들의 연대를 주선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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