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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빼는 JP…내각제협상 외면 행정만 챙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9일 내각제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최종 결재권자인 김종필 총리는 이 문제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그는 이날 열린 자민련 의원 오찬 간담회와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김용채 (金鎔采) 총리비서실장은 불참 이유를 "일정이 바빠서" 라고 설명했지만 金총리가 내켜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金총리는 전날 한 사석에서도 내각제가 화제에 오르자 "노 코멘트 (말하지 않겠다)" 라며 "양당간 협상을 지켜보자" 고만 했다. 연내 개헌 유보가 자신의 발언에서 비롯된 만큼 일단 파문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겠다는 판단인 것 같다.

대신 金총리는 관심을 내각으로 돌렸다. 이날 오전 총리 주재 확대간부회의에서 金총리는 각종 행정을 꼼꼼히 챙겨 참석자들로부터 "총리가 달라졌다" 는 얘기를 들었다.

"내각 챙기기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는 평가도 나왔다. 평소 1시간 남짓 걸리던 간부회의는 배가 넘는 2시간20분이 소요됐다. 한 참석자는 "비서실 보고는 총리가 듣기만 해 10분 만에 끝난 반면 국무조정실 업무보고가 2시간 넘게 걸렸다" 고 소개했다.

특히 金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로청사를 "앞으로 '중앙청사' 로 부르라" 고 지시했다.

한 참석자는 회의 분위기를 "마치 '미니 국무회의' 와 같았다" 고 전했다. 내각제 개헌 유보 결정의 보상물 중 하나가 실질적인 내각 총괄이라는 항간의 추측과 맞물려 金총리의 달라진 모습은 공직사회에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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