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점만 남은 국민회의 당직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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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 새 지도부 진용이 12일 선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선 구상을 놓고 여권 주변에선 11일 밤 늦게까지 설왕설래 (說往說來)가 계속됐다.

金대통령은 막판까지 철벽 보안에 신경을 썼다.

여권 내부에서는 '관리형' 총재권한대행에 '실세형' 당 3역이 될 것이라는 게 공감대다.

◇ 막판 고심 = 金대통령은 '내각제 문제를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진용 구성' 에 고심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종필 총리와 자민련이 '거북스러워' 하는 인물을 내세울 수는 없었다는 얘기다.

이 기준에 비교적 부합하는 인물은 김원기 (金元基).조세형 (趙世衡) 상임고문,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였다.

이 중 韓부총재에 대해 청와대 쪽에서 "3.30 재.보선 50억원 사용설 논란으로 한나라당이 공세를 퍼부을 것" 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金.趙고문이 강력히 부상했다.

특히 전당대회 (8월)가 미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의 임시관리형으로 두 사람이 적절하다는 얘기가 퍼졌다.

그러면서도 "趙고문을 경질 3개월 만에 재임명할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다" 는 회의론이 한쪽에서 고개를 들었다.

한편 여권 핵심부와 깊은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장을병 (張乙炳) 부총재는 이날 밤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 의욕 보였던 중진들 = 권한대행 물망에 오른 인사들은 11일 하루종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대통령의 연락에 대비, 연결이 가능한 곳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인사가 사무총장에 실세 (實勢) 인물을 앉히는 밑그림을 그린 뒤 그 위에 권한대행을 배치하는 '역순 (逆順) 의 인선' 이 될 가능성 때문에 대행을 노리는 후보들간 경쟁이 가열됐다.

이들 중 김원기 고문측은 "협상력과 정치력을 겸비하고 있다" 는 논리를 폈다.

4.7 서상목 (徐相穆) 체포동의안 부결 파동으로 총재권한대행에서 물러난 조세형 고문측은 명예 회복의 적기 (適期) 로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광옥 부총재측은 97년 대선 때 DJP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임을 강조하며 '내각제 해결사론' 을 내세웠다.

이만섭 (李萬燮) 상임고문측은 '동서 화합형 대행론' 을 폈다.

그러나 차기 대권 후보를 노리는 측들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이종찬 (李鍾贊) 부총재측은 15일부터 2주일간 방미계획을 짜놓고 있다.

◇ 실세형 당 3역 = 사무총장에는 한화갑 (韓和甲) 총재특보단장이 유력한 가운데 권노갑 (權魯甲) 고문의 지원을 받은 김옥두 (金玉斗) 지방자치위원장도 막판까지 거명됐다.

총무에는 박상천 (朴相千).조순형 (趙舜衡).이해찬 (李海瓚) 의원 등이 거론됐다.

한편 金대통령은 지난 9일 權고문에게 "12일부터는 상근하면서 당을 추스르라" 는 지시를 했다.

최훈.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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