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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둔 남북차관급 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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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년2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차관급 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베이징에는 회담 관계자와 내외신 취재진이 속속 입국,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특히 23일 찰스 카트먼 미국 한반도평화회담 특사.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간의 북.미 고위급 회담과 남북 노동자축구대회 실무협상이 열리는 데다 27일에는 세계평화청년연합 주최로 남북 청년학생 평화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동북아 주요 언론 및 정보기관 등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평양발 '28열차' 편으로 베이징역에 도착한 박영수 북한 조평통 부국장은 "전금철씨가 대표로 나오느냐" 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고보면 알 것" 이라며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朴부국장은 취재진의 질문공세가 마구 쏟아지자 "무례하구먼. 나중에 보면 알게 될 것 이닌가" 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뒤 함께 온 관계자 2명과 북한대사관 벤츠 차량으로 역을 빠져 나갔다.

○…북한의 대남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차관급 회담에서 전략 부재로 비료지원 확보에 실패했던 경험 때문이라고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분석.

북한은 지난해 손쉽게 비료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배석자도 없이 대표 5명만이 회담을 진행, 우리측 논리에 밀렸다는 것. 때문에 이번에는 대남 전략가들 상당수가 이미 베이징에 도착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대사관 관계자는 "전금철을 비롯한 북한 관계자들이 비행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고 언급.

○ …지난해 한국기자단 숙소인 징룬 (京倫) 호텔에 묵었던 북한 대표단은 아직 베이징 시내 호텔에 예약조차 하지 않은 상태. 그래서 이번에는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내 숙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대사관은 러시아대사관에 이어 규모가 두번째로 큰데다 숙소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보안에도 유리하다는 것.

○ …92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남북 당국회담을 유치한 켐핀스키 호텔측은 20일 대우 조영래 이사를 비롯한 호텔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회담장을 점검. 호텔측은 이날 오후 도착한 우리측 수석대표단을 위해 호텔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붉은색 카펫을 깔아 환영의 뜻을 표시.

베이징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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