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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자 끝내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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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삼성 선수들이 SK전 패색이 짙어지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김진경 기자]

삼성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끝내 좌절됐다. 삼성은 23일 SK에 패해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5위가 확정됐다. 이날 홈런을 때린 3루수 박석민은 경기 전 아픈 손가락에 붕대를 감으며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상 질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22~23일 인천 문학구장 2연전을 치르면서 선동열 삼성 감독은 “어려운 한 해였다. 13년 연속 기록보다는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세대 교체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82년 프로 원년 멤버인 삼성은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22회) 구단이다. 네 시즌(83·94·95·96년)을 제외하곤 모두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성적이 뛰어나 스스로 포스트시즌을 없애버린 시즌도 있다. 삼성이 전·후기 통합 우승했던 85년이다.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2년 연속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위업이다. 역대 이 부문 2위 기록 역시 삼성이 84~93년(85년 통합 우승 포함) 세운 10회 연속. 그 다음은 해태(현 KIA)의 9년(86~94년) 연속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14년(91~2005년)이 최다 기록(94년은 선수 파업으로 포스트시즌 무산)이며, 그 다음이 뉴욕 양키스의 13년(95~2007년)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9년(65~73년)이 최다다.

‘위대한 12년’ 동안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5회 진출했다. 2002년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5~2006년엔 연속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삼성은 ‘암흑기’로 꼽히는 94~96년을 제외하곤 언제나 강호였다. 무적 해태도, 신흥 명문 현대도 몰락해 갔지만 삼성은 변함없었다. 올해도 전력 열세라는 평가 속에서 시즌 종료를 세 경기 남겨 놓은 시점까지 4위 다툼을 벌이는 저력을 보였다. 이미 구단으로부터 올 시즌 뒤 재계약을 통보받은 선 감독은 “올해는 힘이 모자랐다. 내년엔 반드시 힘을 기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인천=최민규 기자 ,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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