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음식이 곧 약’ 웰빙 국수·냉면으로 세계 시장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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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농심은 한국 면의 세계화를 추진 중이다. 그 선두에 나설 둥지냉면이 맛깔스럽게 보인다. [중앙포토]

농심이 창립 44주년을 맞아 한국의 전통 건강 면류로 한국 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장수식품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이달 선포했다.

장수식품을 선보이는 기업이 되기 위해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기업 체질 혁신에 나섰다. 이를 통해 고객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장수식품을 내놓으면서 식품업계의 진정한 장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심이 추구하는 장수식품은 음식과 약의 근원은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몸에 좋은 원료를 사용해 좋은 기술과 설비로 만든 제품으로 고객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농심은 건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해왔다. 10년 전부터 모든 제품에 ‘Low & No, 영양 균형, 자연 지향’이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나트륨·칼로리·첨가물을 낮추거나 없애고 열량과 영양을 고려해 균형이 잡힌 제품을 생산하며, 전통 발효 원료나 유기농 소재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다.

유럽연합(EU) 및 동남아 권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성공을 거둔 ‘신라면’을 세계 각국에 더 많이 수출해 2015년까지 해외 매출 1조원, 중국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심은 제품, 일하는 방법, 일하는 사람이 모두 장수 기업으로의 체질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세스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말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체질 혁신을 이룬 뒤 ‘둥지냉면’ 등 한국 면의 세계화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농심 손욱 회장은 “최초의 라면이 탄생한 이후 농심은 한국적인 맛을 기반으로 한 최고의 제품으로 라면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며 “이제 농심은 라면 역사를 넘어서 한국 전통의 건강 면인 냉면과 국수를 산업화해 한국 면을 세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장수식품은 국수와 냉면, 쌀국수 제품이 주축이다. 유기농 컨셉트의 스낵 제품도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대표적인 면 제품으로 간편식 국수인 ‘후루룩 국수’와 전통 발효 원료를 사용해 고종 황제가 즐기던 맛을 구현한 세계 최초 건면 형태인 둥지냉면이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둥지냉면은 냉장 유통되던 기존 냉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고 튀기지 않은 건면 형태로 개발됐다. 구입과 보관이 쉽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면이 등장한 것이다.

궁중냉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발했는데, 면발을 새 둥지처럼 말아 바람에 그대로 말렸다. 이탈리아의 건면 파스타 제조기술에 농심의 라면 제조 노하우를 접목했다고 한다. 연구기간만 2년이 걸렸고, 둥지 모양을 잡기 위해 밀 144t, 메밀 5t이 사용됐다. 둥지냉면 120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을 개발 과정에 쓴 셈이다. 올해를 ‘냉면 세계화의 해’로 정한 농심은 둥지냉면을 미국·일본·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후루룩국수는 잔치국수를 라면처럼 간편하게 끓여 먹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물과 국수를 한꺼번에 조리하는 ‘간편조리법’과 국물과 국수를 각각 준비해 즐기는 ‘깔끔조리법’ 등 두가지 조리법을 포장에 표기했다. 멸치 국물로 맛을 내고 계란지단·호박·다시마채 등 행운을 불러오는 우리 전통의 오방색(황·청·적·흑·백)을 내는 고명 후레이크를 넣었다.

이 회사의 장수식품 브랜드에는 쌀 함량이 90%인 한국형 웰빙 쌀국수 ‘둥지 쌀국수 신라면’, 곡류로 면을 만든 웰빙 라면 ‘아낌없이 담은 라면’도 있다. 현재 장수식품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이를 2015년까지 30%로 확대할 생각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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