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실세들 복귀 내부경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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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24개각 이후 국민회의에 바람이 일고 있다.

풍속.풍향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이종찬 (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박상천 (朴相千) 전 법무부장관.이해찬 (李海瓚) 전 교육부장관 등 정권창출 핵심세력들의 합류로 당이 활기를 띠는 것만은 분명하다.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야당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당이 이제야 비로소 집권당 체질로 바뀔 계기를 맞았다" 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조다.

중진들간 선의의 경쟁이 이뤄진다면 활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복귀파들의 면면은 이런 기대감을 실감나게 한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97년 대선 당시 대선기획본부장으로 정권교체를 이끈 주역 중의 주역이다.

한 당직자는 "당시 대선을 승리로 이끈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정서와 욕구를 정확하게 파고드는 새로운 기획과 이미지였고 이를 대선기획본부장인 李전원장 등이 주도했다" 면서 "대선 이후 유능한 인재군이 대거 청와대와 정부직으로 이동하면서 침체상태에 빠졌던 당의 분위기를 일신할 기회가 왔다" 고 했다.

소관 부처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개혁에 앞장섰던 朴.李의원의 경험도 당에 적잖은 도움이 되리란 기대다.

다른 관계자는 "당의 정책기능이 강해지고 당정의 유대감도 깊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8월 전당대회를 의식한 경쟁이 앞당겨져 조기 과열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당내 갈등의 심화를 우려하는 측도 있다.

차기 대표와 대권을 꿈꾸는 李전원장의 진입으로 다른 경쟁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을 비롯, 이인제 (李仁濟) 당무위원.조세형 (趙世衡) 전 대행.권노갑 (權魯甲). 이만섭 (李萬燮) 고문 등 당내인사와 이수성 (李壽成) 평통수석부의장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당이 무기력증을 씻고 집권당의 면모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국정원장 출신이 곧바로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국정원의 중립성 시비 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데다 '큰 생각' 을 하는 李전원장이 조심스런 행보를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권 핵심부는 복귀인사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효용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金대행 혼자 당을 움직이게 하지는 않을 것" 이라는 말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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