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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평화·생명운동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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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18일 문을 여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 전경. 자연채광을 많이 하고 지열과 태양열 시설 등친환경적이다.


인제군 북면 원통에서 16㎞ 떨어진 서화면 서화리 점고개를 넘자 길을 따라 만장이 펄럭였다. 수경 스님이 써 보낸 ‘무심(無心)-80년 전에는 네가 나이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 등 주민과 시민단체의 발원(發願)을 적은 150여 개의 만장을 따라가니 아담한 건물이 나타났다. 8동의 건물은 서쪽 인북천을 향해 나란히 배치됐다. 건물 지붕 위는 흙을 덮고 잔디를 심어 뒷산이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앞마당에는 단절과 소통을 의미한다는 벽과 그 사이 터놓은 공간도 있었다.

18일 문을 여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 모습이다. 1999년 권근술 김지하 김진선 오정희 유재천 정성헌씨 등 10명이 한국DMZ평화생명마을 건설운동을 제안한지 10년 만에 세워졌다.

국비 등 165억원을 들여 조성한 한국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은 12만4210㎡ 부지에 DMZ는 누구인가(전시관), 나는 누구인가(명상원), 평화생명마당(교육동), 숙소 등을 갖췄다. 건물 북쪽 언덕에는 머리를 맑게 한다는 회화나무 등 인간에게 이로운 농작물과 약초 나무로 꾸며진 오행동산이 있다.

교육마을을 위탁 운영하는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DMZ일원의 바람직한 발전모델을 창출하고, DMZ의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DMZ평화생명운동의 핵심 요원 300명을 양성하는 것과 함께 지역 주민과 군인을 대상으로 DMZ의 가치를 일깨워 이를 보존하는 교육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DMZ에 관한 조사·연구,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한 대안의학 등 건강사업 등도 벌일 계획이다.

정성헌 이사장(64)은 “DMZ는 민족적으로는 전쟁의 산물이며, 국제적으로 이념의 산물”이라며 “DMZ를 매개로 평화와 통일, 생명, 신 문명, 자연생태를 바르게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민족과 인류의 평화와 생명운동을 실현시키는 메카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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